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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야시장이 다시 문을 여니 거리 옆 가게들도 덩달아 매출이 올랐어요." 지난 15일 저녁 울산 중구 중앙전통시장 아케이드 내 울산큰애기청년야시장.

오후 6시 30분 개장 시간에 맞춰 조리 설비를 갖춘 매대들이 125m 구간에 줄지어 들어왔다.

야시장 상인들이 새우와 큐브 스테이크, 만두 등 재료를 철판에 올려놓고 조리를 시작하자 연기와 함께 음식 익는 냄새가 퍼지기 시작했다.

평일인 목요일인 탓에 주말보다 한산했지만,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발걸음을 멈추고 가격을 물어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코로나19 탓에 운영 중단했다가 1년 6개월 만에 다시 개장한 울산큰애기청년야시장이 순항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개장한 이후 3주 차(6월 11일)까지 매대 13곳 총매출은 9천700여만원, 손님은 12만9천439명이 찾았다.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운영하는 점을 고려하면 성적이 괜찮은 것으로 중구는 평가한다.

중구는 코로나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에 맞춰 원도심 부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시 야시장을 준비했다.

매대 운영자들은 청년층과 다문화가족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중구는 당초 10개 팀만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심사 과정에서 청년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경쟁력도 있다고 판단해 다코야키와 햄버거, 사탕수수 음료, 막창채소볶음, 타코 등을 파는 총 13개 팀을 뽑았다.

투자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것이 청년 장사꾼들에겐 장점이다.

매대 보증금 100만원에 전기요금, 도로점용료(매월 1만원) 정도만 내면 영업을 할 수 있다.


고깃집에서 1년 넘게 아르바이트한 경험을 살려 돼지 목살구이 매대를 운영하는 윤태현(20) 씨는 "임차료나 관리비 등이 따로 들지 않아 도전해볼 만했다"며 "경험이 쌓이고 돈이 모이면 내 이름으로 가게를 내고 싶다"고 꿈을 밝혔다.

중구는 지역 대표 캐릭터인 '울산큰애기'를 활용한 앞치마, 큰애기청년야시장 간판 등을 제공하며 매대 운영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또 가족이나 친구 단위 손님들이 매대에서 구입한 음식을 편안하게 먹을 수 있도록 야시장과 연결된 옥교공영주차장 3층에 테이블 15개를 갖춘 쉼터를 마련했다.

운영자들은 중앙전통시장상인회 건물 지하에 있는 공동조리장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손님들 반응도 대체로 좋다.

퇴근 후 집에 가기 전 야시장에 들러 닭똥집과 막창 볶음을 구입한 함미혜(32) 씨는 "가족들과 술 한잔하면서 먹을 안줏거리를 샀다"며 "텅 비었던 거리에 매대가 쭉 들어서니 생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년 딸과 함께 원도심에 나왔다가 야시장을 찾은 신모 씨는 "도장 깨기를 하듯 하나씩 먹어보고 있다"며 "매대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야시장 개장 이후 중앙전통시장 아케이드를 방문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기존 주변 상인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이곳 상가에서 7년째 영업 중인 한 정육점 주인은 "야시장에 온 김에 장을 보는 손님이 적지 않다"며 "우리 가게 매출도 30% 정도 오른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중구는 오는 하반기 매대를 추가하는 등 야시장 규모를 더 키울 계획이다.

7월부터는 격주로 길거리 음악공연 등도 벌여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당장 23∼25일 태화강 둔치와 원도심 등에서 열리는 태화강마두희축제 때는 참가자들에게 원도심 상권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폐인 '마두전'을 발행해 야시장을 방문하도록 유도한다.

김영길 중구청장은 "특색 있는 먹거리와 볼거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세대 발길을 원도심으로 돌려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canto@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