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운항 가파른 회복에 유가 하락으로 연료비 줄어 대한항공 석달만에 상승 전환 티웨이·제주항공 일제히 반등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항공주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던 항공사들의 2분기 실적이 국제유가 하락과 달러당 원화값 상승에 힘입어 기대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제 여객 수요도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나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 주가는 이달 들어 9.73% 올랐다. 석 달 만에 월간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인 1.89%도 앞섰다. 대한항공 주가는 지난 4월과 5월 각각 1.51%, 3.28% 하락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달 6.74% 상승했다. 진에어(9.47%), 제주항공(7.81%), 티웨이항공(13.81%) 등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이달 일제히 반등했다.
항공사들의 전통적 비수기인 2분기 실적이 예상외로 뛰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익성을 결정짓는 국제유가가 하락해 연료비 부담이 줄어든 데다 달러당 원화값 상승에 따른 환율 효과도 실적에 기여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분기 제트유(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93달러 수준으로 당초 예상치인 105달러를 12달러 밑돌았다.
지난달 1340원대에서 이달 1270원대까지 상승한 달러당 원화값도 항공사들의 실적에 우호적이다. 항공기의 리스 부채는 대부분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유류비 대금 역시 달러로 지급된다. 원화값이 하락하면 비용 부담이 커지는 반면 상승하면 반대로 지급 여력이 확대되는 구조다.
비용 부담은 줄어들고 예상을 뛰어넘는 국제선 여객 수요는 이익 증가를 견인할 전망이다. 매년 2분기는 보통 여객 수요가 주춤한 시기지만 올해는 다르다고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를 공급 측면이 따라잡지 못하면서 항공 운임도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형성됐다.
팬데믹 기간 실적을 책임진 화물 부문은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여객 매출이 이를 상쇄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분기 국제여객 매출은 2조1127억원으로 1분기 대비 4417억원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화물 매출 예상 감소분인 774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실제 인천공항의 수송 통계를 보면 지난달 항공기 운항 횟수는 2만7860회로 2020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제선 여객 수송 인원도 436만3500명으로, 역시 2020년 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른 여객 수요 회복 강도가 예상을 상회한다"며 "국제선 여객 운임도 제한적인 공급 증가로 하락 속도가 더디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 내놓는 이익 예상치 또한 긍정적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16일 대한항공을 항공주 '최선호'주로 제시하며 대한항공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5518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 평균)인 3510억원을 57.2% 웃도는 규모다.
LCC도 여름 성수기가 주가 동력이 될 전망이다. 특히 강점이 있는 단거리 노선에 힘입어 여객 수요 증가의 수혜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거리 노선 수요가 장거리 노선 대비 회복 탄력이 강하다"며 "코로나19 이전 대비 회복력에서는 LCC가 여전히 우위에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티웨이항공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는 3개월 전 769억원에서 지난 16일 1822억원으로 137% 증가했다. 진에어와 제주항공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각각 1505억원, 1542억원으로 3개월 전 대비 34%, 14%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