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뒤 미국서 급성장할 것”...대기업들 모두 달려간 이 업종은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입력 : 2023.06.19 06:01:24
SK시그넷의 초급속 충전기 V2 모델 [사진=SK시그넷]


전기차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30% 내외의 고속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도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국내 대기업들이 관련 사업에 속속 뛰어드는 가운데 관련주들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SK, LG, 현대차, GS, LS, 롯데, 한화, 신세계 등 대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주유소, 주차장 등 기존 사업장을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다. 적기 투자가 중요하다보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움직임이 활발한 곳은 SK그룹이다. 전기차 충전기를 생산하는 SK시그넷, 국내 최대 민간 급속충전기 운영사 SK일렉링크, 주차와 연계한 충전 서비스를 해온 SK E&S 등이 줄줄이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을 하는 계열사가 많다보니 오히려 사업 주체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시그넷은 SK가 2021년 글로벌 충전기 업체인 시그넷 EV를 2930억원에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SK시그넷은 코넥스 시장에 상장됐는데 올들어 주가가 4만2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37% 올랐다. 이 회사는 미국 전기차 초급속 충전시장 1위 업체로 급속 충전기 매출비중이 작년 기준 91%, 수출비중이 82% 차지한다. 지난 15일 SK시그넷은 테슬라의 충전 방식(NACS)를 적용하기로 했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7월 시행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영향으로 미국내 충전기 보조금 대상인 급속충전기가 빠르게 확장될 전망”이라며 “급속 충전 중심의 기술력 우위 확보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충전 인프라 운영 사업자인 에스에스차저(지분율 53%)를 인수해 SK일렉링크로 출범시켰다. SK네트웍스 주가는 올해 34% 상승했다. SK일렉링크는 민간 최대 규모로 전국 2000기의 급속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완속충전기 업체인 에버온(지분율 14%)에도 지분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SK렌터카와도 시너지를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SK E&S도 지난 2021년 미국 전기차 충전기업인 에버차지를 인수했고, 주차장 네트워크를 보유한 자회사 파킹클라우드와 연계한 충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LG그룹은 LG전자와 LG유플러스가 중심에 있다. LG전자가 충전기 및 충전관제 시스템, LG유플러스는 멤버십을 적극 활용해 충전 인프라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LG전자는 평택 LG디지털파크 내 충전기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또 작년 애플망고를 인수하면서 자체적인 충전기 제조 역량을 강화했다. 애플망고는 완속 및 급속충전기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LG전자가 지분 60%, GS에너지와 GS네오텍이 각각 34%, 6%를 취득했다.

LG유플러스는 연초 LG헬로비전으로부터 전기차 충전 사업을 넘겨받았다. 이 회사는 충전 통합 플랫폼 앱인 ‘볼트업’을 출시했는데 통신사 할인, 충전 시간 예약 시스템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GS그룹에서는 GS에너지의 자회사인 GS커넥트가 충전 서비스 사업자로 자리잡았다. GS커넥트는 지난해까지 전국에 충전기 2만기를 설치했고, 2025년까지 7만기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GS커넥트는 전기차 충전 앱 ‘G차저’를 운영하고 있다. GS에너지는 포스코DX가 매각한 충전 인프라 사업자인 차지비를 인수한 바 있다.

LS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LS일렉트릭을 통해 전기차 충전 플랫폼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LS일렉트릭 주가는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올해 34% 상승했다. 미국 인프라 및 공장 증설로 인해 전력인프라가 주도하는 실적 모멘텀(주가상승 동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LS그룹은 전기차 충전 사업을 하는 LS이링크(E-Link)를 작년 설립했다. 전국 곳곳에 위치한 E1 가스충전소를 거점으로 전기버스, 택시, 화물차 등 대형 전기차 급속 충전 사업에 나섰다. 로젠택배와 협력해 전국 물류 거점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유통업체들도 전기차 충전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마트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고 유통과 연계된 서비스를 통한 시장 진출을 모색중이다. 롯데그룹의 롯데정보통신과 신세계그룹의 신세계 I&C가 대표적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서비스 시장은 올해 610억달러에서 오는 2030년 4173억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 현황에 대해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기준 국내에 19만4000기의 충전기가 구축돼 있는데 완속충전기가 17만3000기로 89%를 차지한다”며 “운영 주체별로는 민간 사업자가 17만5000기로 9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한국전력, 환경부, 지자체가 운영한다고”고 말했다. 국내 전기차는 39만대로 충전기 1기당 평균 전기차 2.01대를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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