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꽉 찼을줄 알았는데…“기대가 너무 컸나” 맥못춘 이 업종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입력 : 2023.06.20 19:24:50 I 수정 : 2023.06.20 21:06:42
여행株 약세...실적 기대감 이미 반영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의 여행사 카운터. 2022 [사진 = 연합뉴스]
최근 엔저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일본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에도 국내 여행주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행업계의 실적 회복에도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하나투어는 7% 하락했으며 모두투어는 13% 올랐다. 두 종목 모두 코스피 지수(17% 상승)에 비하면 부진한 수준이다.

여행주는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른 리오프닝 기대가 컸던 종목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주가 흐름이 주목된다. 여행주는 항공주, 면세점주와 더불어 여행 수요 회복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아왔다. 특히 연초엔 중국의 리오프닝까지 겹치면서 본격적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하지만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는 예상보다 적었고 상승분을 반납해야했다.

최근 들어 엔화당 원화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일본여행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4월 말 100엔당 1000원 안팎이던 엔화당 원화값이 현재 900엔대 초반으로, 2015년 6월(100엔=880원) 이후 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전일에는 장중 엔화당 원화값이 890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엔화당 원화값이 900엔대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여행주가 ‘일본여행 열풍 효과’를 못 누리는 것에 대해 패키지 여행 시장에 대한 우려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황의 반등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높여나갈 시점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내 주요 여행사 2곳(하나투어·모두투어)은 일본여행 수요 회복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나투어는 모바일 플랫폼을 대대적으로 개편했고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 패키지 발매로 고객층을 넓혀가고 있다. 우재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는 코로나19를 견디며 비용구조 개선 및 온라인 역량을 강화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패키지 주요 고객인 중장년층의 출국이 본격화돼 하반기 실적 개선세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투어는 비교적 저렴한 패키지 판매에 집중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모두투어는 비용을 극도로 통제했는데 향후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전망이다. 하나투어와 롯데관광개발은 코로나 시기에 매년 1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지만 모두투어는 매년 200억원 안팎 적자내는 데에 그쳤다.

롯데관광개발은 일본여행 자체보다는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중국인) 관광객 숫자가 중요하다. 주요 사업지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드림타워 카지노, 그랜드 하얏트 제주 등이 있다. 롯데관광개발의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 부문은 작년 기준 호텔(64.1%)이다. 호텔에 이어 카지노가 23.8%, 여행 및 기타가 12.1%를 차지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 당시 월 2000~4000명 수준이었으나 올해 1월 1만6000명 시작으로 5월에는 5만명에 육박하고 있다”며 “내국인의 일본여행 증가로 여행 부문의 실적도 개선되면서 올해 2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여행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1위인 미국의 부킹홀딩스는 올해 들어서만 21% 올랐다. 부킹홀딩스는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으로서 엔데믹의 수혜를 톡톡히 받은 것이다. 중국 리오프닝 수혜주로 주목받았던 중국의 트립닷컴은 올해 1% 오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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