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그룹 승계] ② 처남과 매형의 닮은꼴?…역할론 부각된 '에스피네이처'
입력 : 2023.06.30 10:43:54
제목 : [삼표그룹 승계] ② 처남과 매형의 닮은꼴?…역할론 부각된 '에스피네이처'
3세 정대현 사장 지배회사, 합병·내부거래로 사세 확장…배당 통해 두둑이 채운 곳간
'정의선 회장-현대글로비스' 역할론과 유사…향후 가치산정 셈법 주목[톱데일리] 이번 ㈜삼표와 삼표산업의 합병 과정에서 이목을 끄는 건 단연 에스피네이처다. 향후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과정 속 핵심축이 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점에서다.
에스피네이처는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이 지분 약 71.95%를 쥔 최대주주다. 나머지 지분도 특수관계자(24.48%)와 자사주(3.57%)로 구성돼 실질적 정대현 사장의 개인회사인 셈이다.
플라이애쉬, 슬래그파우더, 골재, 레미콘 등의 제조와 판매와 철스크랩 수집, 가공 판매 및 제강슬래그처리대행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에스피네이처는 지난 2013년 건설기계대여업체 대원에서 인전분할된 신대원이 전신이다.
이후 계열사 합병으로 덩치를 키웠다. 2017년 삼표기초소재를 흡수합병하며 사명을 신대원에서 삼표기초소재로 변경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남동레미콘을, 2019년에는 알엠씨와 당진철도를 흡수합병했다. 이 과정 속에 사명을 현재의 에스피네이처로 변경했다. 관련 행보는 계속됐다. 그해 경한과 네비엔, 네비엔알이씨, 당진에이치이를 흡수합병했다. 자연스레 규모의 확대를 꾀할 수 있었다. 에스피네이처의 자산규모(연결 기준)는 2013년 약 2465억원에서 2022년 약 7572억원으로 3배 넘게 확대됐다.
내부거래를 통해 사세도 확장했다. 해당 기간 에스피네이처의 매출은 약 293억원에서 약 8442억원으로 규모가 29배 늘었다. 전체 매출의 약 50% 안팎을 그룹 계열사를 통해 달성한 게 주효했다. 안정적으로 성장 기반을 닦을 수 있던 셈이다. 같은 기간 내실도 개선됐다. 채 3억원이 안됐던 영업이익 규모는 300억원으로 확대했고, 당기순손실에서 탈히하며 170억원 넘는 순이익을 달성했다.

에스피네이처의 성장은 정대현 사장이 곳간을 두둑이 채울 수 있는 원천이 됐다. 쉽게 말해 현금창고의 성격을 지녔다는 의미다. 정대현 사장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에스피네이처(신대원 시기 포함)로부터 취득한 배당금 규모는 약 440억원에 달한다. 9년간 해마다 평균 약 49억원 규모의 배당소득을 챙긴 셈이다. 이는 정대현 사장이 향후 승계 과정에서 수반되는 자금 부담을 상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사뭇 정대현 사장의 매형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현대글로비스와의 관계를 연상케 한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01년 설립된 한국로지텍을 전신으로 한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 부자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현재 정의선 회장만 지분 20.0%를 쥐며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이후 정몽구 명예회장의 위법행위로 인한 사회공헌기금 출연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강화 속 지분을 점진적으로 축소한 영향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설립 당시부터 그룹 차원의 지원 속에 외형을 키웠다. 한때 80~90%에 육박하는 그룹향 매출을 기록했다. 2001년 전체 연매출 1985억원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 등 특수관계자를 통해 달성한 매출이 1858억원에 달했고, 약 20년이 지난 시점인 2021년에는 전체 매출 21조7796억원 중 15조2773억원을 특수관계자를 통해 올렸다.
이는 궁극적으로 총수일가에게 배당 및 구주매출 등 적지 않은 이득을 안겼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설립 이래 수령한 배당금 규모는 약 4000억원이고, 시야를 넓혀 지분 매각을 통해 손에 쥔 자금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1조원을 상회한다.
정대현 사장과 삼표그룹은 에스피네이처의 가치 향상에 주력할 공산이 크다. 최상위 지배회사의 지분 매입과 부친이 보유한 지분의 상속·증여는 자금 부담을 키운다는 점에서 분할·합병을 통한 그림이 그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향후 합병 비율 산출 등을 고려 시 에스피네이처의 가치가 중요한 잣대가 되는 까닭이다.
매형인 정의선 회장의 경우 지난 2018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토대로 한 지배구조 개편 추진 시 비율 산정 등의 문제가 불거지며 좌절을 맛본 이후, 현대글로비스의 가치 향상에 주력해왔다. 스마트물류솔루션, 전기차(EV) 사용 후 배터리 사업과 같은 신사업 모색 등 사업적 영향력을 확대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정대현 사장의 에스피네이처 역시 그룹 차원의 지원 속 추가적인 규모의 확대를 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톱데일 리
권준상 기자 kwanjju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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