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 상반기에만 23억弗 급감…관세 파도 몰아치는 하반기는 더 암울

류영욱 기자(ryu.youngwook@mk.co.kr)

입력 : 2025.07.06 18:27:18
1일 경기도 평택항에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2025.7.1 [사진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한국의 미국에 대한 수출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정부의 연간 수출 7000억달러 돌파 목표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621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약 645억달러) 대비 약 23억달러(3.7%) 감소했다. 분기별로도 1분기 -2.1%, 2분기 -5.2%로 두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월별 흐름을 보면 트럼프발 관세 조치가 시작된 4월부터 감소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4월 -7.0%, 5월 -8.1%, 6월 -0.5%를 기록하며 하락세가 본격화됐다.

수출 감소의 핵심은 트럼프 관세가 타깃으로 한 자동차 부문과 미국 내수 침체 영향을 받은 기계 부문이었다. 상반기 자동차 수출은 153억4000만달러로 -16.8%, 일반기계는 66억1000만달러로 -16.9% 감소했다.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기업의 현지 생산 확대가 자동차 수출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일반기계는 미국 내 건설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관세 영향이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품목관세 대상인 자동차와 철강을 중심으로 트럼프발 관세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자동차는 미국 내 생산 확대에 따라 대미 수출이 더 감소할 수 있어 하반기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부장은 “8일까지의 관세 유예 협상도 변수이며, 상호관세 협상이 어떻게 결론 날지에 따라 수출 흐름이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앞 광장을 메운 ‘노 킹스’ 시위대 [사진 = AP 연합뉴스]


대미 수출 전망이 어두운 배경에는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JP모건은 지난달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3%로 대폭 낮췄다. 하반기 경기 침체 가능성도 40%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수요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수출에는 이중 부담이 되는 셈이다.

중국과 함께 수출의 양대 축을 이루는 미국 수출 부진은 전체 교역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최근 ‘2025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1.9%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연간 수출액 전망치는 당초 7002억달러에서 6706억달러로 낮아졌다. 정부가 기대했던 ‘7000억달러 시대’ 달성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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