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경영 논란' KT, 실적 부풀리기 강요했나

입력 : 2023.07.05 16:06:21
제목 : '허수경영 논란' KT, 실적 부풀리기 강요했나
"직원 가개통으로 유료방송 1위 등극"…꼬리자르기식 후속 조치

[톱데일리] 경영 공백 장기화 국면을 맞은 KT에서 '허수경영' 논란으로 인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KT는 관련 책임자를 대기발령키로 했지만 꼬리자르기식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5일 KT새노조와 희망연대본부 등 시민단체들이 모여 KT 내부에서 발생하는 허수경영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KT가 인터넷 설비 기사 등을 동원해 개통 실적을 부풀리는 등 현장 압박을 가했지만 이후 책임 경영 차원에서 근원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KT새 노조에 따르면 유료방송 시장에서 1위 기업인 KT의 가입자 수는 878만여명으로 시장점유율 24.23%를 차지하지만 해당 통계엔 직원의 가개통을 이용한 과장된 수치가 포함돼 있다. 한 직원의 명의로도 인터넷과 IPTV, 모바일 회선까지 온갖 상품을 가개통 하게 만든 경우가 허다하다는 주장이다.

이들이 제시한 KT서비스 직원 명의 다회선 현황에 따르면 구로·동작·안양지사의 한 직원이 개통한 회선은 인터넷 18개, TV 38개, 모바일 2개였다. 또 의정부·구리지사 담당 직원의 개통 회선은 인터넷 13개, TV 40개, 인천본부에서도 한 직원이 인터넷 5개, TV 33개를 개통했다. 인천지사 직원 66명이 개통한 인터넷과 TV 회선은 417개에 달했다.

노조는 지난 4월 말 직원들에게 강요된 허수영업과 관련해 본사에 시정조치를 요청했지만 담당 관리자의 대기발령 조치에 그치는 등 KT가 실질적인 책임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본사의 KT 강남·서부광역본부 구로지사장을 경영지원부문 그룹인재실로 대기발령 보내는 수준에 그쳤다.

노조는 "책임져야 할 임원진들은 보여주기식 처벌로 활개를 치고 있고 노동자들은 해지에 따른 위약금으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며 "실적만을 최우선으로 강조하고 노동자들을 쥐어짜기에 여념이 없었던 임원진들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영업 압박을 받은 직원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KT서비스에 근무하는 김대희씨는 "타 통신사들은 6~7년 전부터 영업 압박과 자뻑 영업이 사라졌는데 KT는 꼼수를 부려가며 가입자 증대에 목을 메고 있다"며 "상품과 품질로 고객을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에게 강요해 실적을 올려 현재의 자리를 지키려 한다"고 말했다.

KT의 실적 압박 속 직원들의 안전 문제에 대한 심각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대희씨는 "이전에 지급한 사다리는 안전 규격에 맞지 않다고 수거해간 이후 안전한 사다리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면서 2인 1조 작업하는 모습만 찍어 보고하면 수수료가 더 나온다고 지점의 관리자는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KT의 실적 부풀리기는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난 악습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은 "KT에서 일어나는 허수경영 강요 같은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한국통신이 민영화 되면서 발생한 문제로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노동탄압과 부당 영업 등이 그때부터 강요됐다"고 말했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현재 KT의 모습은 최악의 경영공백 사태로 탈법과 편법, 회삿돈 횡령 등 문제가 난무하고 있다"며 "꼬리자르기가 아닌 이번 사태의 책임자가 물러나는 등 진심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줄 때 기업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올해 초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 좌절 이후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를 맞아 최근 주가와 실적 측면에서 타 경쟁사 대비 부진하고 있다. 이날 구 전 대표는 과거 국회의원들을 불법 후원한 일명 '쪼개기 후원' 혐의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날 노조의 허수경영과 관련한 주장에 대해 KT의 공식 입장은 없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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