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전쟁터지만 밖은 지옥이다”…퇴사율 급락했다는 이 업계
김명환 기자(teroo@mk.co.kr)
입력 : 2023.07.09 19:05:39 I 수정 : 2023.07.09 22:20:31
입력 : 2023.07.09 19:05:39 I 수정 : 2023.07.09 22:20:31
M&A 시장 찬바람 여파로
빅4 회계사 퇴사율 급락
빅4 회계사 퇴사율 급락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딜 부문의 일감이 경기 침체로 줄어든 와중에 이직을 통한 기존 회계사 인력의 ‘자연감소율’도 지난해말부터 확연히 줄어들었다.
9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빅4에 등록된 공인회계사(CPA) 중 입사자는 1993명으로 나타났다. 퇴사자는 1235명이었다. 퇴사 비율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퇴사/입사자 비율은 0.62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0.86, 2021년에는 0.80로 0.8 수준을 유지했는데, 지난해 말에는 25%이상 확 낮아진 것이다.
개별 회계법인으로 보면 빅4 중 퇴사율이 가장 낮은 곳으로 알려진 삼일의 경우엔 올해 6월 말 기준 퇴사율이 한자리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빅4의 경우 평균적인 퇴사율은 15% 내외로 본다. 삼정의 경우도 지난해 3분기 퇴사율이 10%초반으로 내려간 것으로 전해진다.
A회계법인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일감이 줄어든 반면, 퇴사율은 확연히 낮아졌다”며 “인건비 등 인력관리의 효율성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퇴사율이 떨어진 요인으로는 회계사의 급여인상과 더불어 이직의 대상이었던 사모투자펀드(PEF)나 금융사의 기업금융(IB) 파트, 벤처·스타트업계의 회계사 수요 감소를 꼽을 수 있다. 대리급(5년차) 회계사가 연봉 1억원 수준으로 형성되면서 이 정도 이상의 대우를 받으며 이직을 할 수 있는 곳이 한정된 편인데, 경기침체에 따라 M&A(인수합병), 투자 감소 등으로 외부수요가 끊긴 상황이다.
한 회계업계 고위관계자는 “매출에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딜 부분의 경우, 업무의 수임단가가 낮아졌다”며 “M&A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다지만 예년에 비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결국 이 같은 상황은 신입 공인회계사 채용의 축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B회계법인 고위관계자는 “퇴사율이 줄어드는 만큼 회사도 인력운용의 효율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험과 능력이 높은 고위직을 확보하는 게 신입채용·교육보다 우선순위에 놓일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A회계법인 관계자는 “퇴사율이 낮아지면서 경험이 많은 인재들에 대한 관리가 더욱 강화됐다”며 “회계법인의 입장에선 서비스 전문성이 늘어나는 등의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올해는 빅4와 주요 로컬회계법인까지 모두 포함해도 1000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최소 합격인원수는 1100명임을 감안하면 시험에 합격하고서도 주요 회계법인에 취업하지 못하는 인원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C회계법인 고위관계자는 “빅4의 올해 채용이 800명 가량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며 “그간의 분위기를 봤을 때 로컬회계법인의 채용수가 300명을 채우기엔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채용 규모를 절반으로 해야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지만 한편으로는 사회공헌 측면에서 채용 감소 폭을 크게 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인회계사 응시생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급격한 채용규모 축소는 평판관리 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D회계법인 관계자는 “D회계법인의 경우에도 채용 규모가 예년과 비교해 70~80명 수준 감소에서 정해질 것이라는 최근 내부 분석도 있었다”며 “빅4와 로컬을 모두 합쳐 채용규모가 1000명이 안될 것이라는 예측이 업계에서 돌던 것은 맞지만, 조율을 통해 올해 최소선발인원 수준은 포용할 수 있도록 채용 규모를 급격하게 줄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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