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바닥을 파네"… 요즘 우울한 건설株

강민우 기자(binu@mk.co.kr)

입력 : 2023.07.11 17:29:55 I 수정 : 2023.07.12 14:18:02
주택경기 부진·사고 악재 겹쳐
주요 건설사 52주 신저가 속출
시총이 보유현금 수준에 근접
기업가치 대비 하락폭 지나쳐
"해외수주·신사업에 강점가진
현대건설·대우건설 관심둬야"






부동산시장 부진과 건설 현장 사고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건설주 주가가 52주 신저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천 검단아파트 붕괴사고에 따른 악재도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기업가치 대비 최근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해외 수주 비중이 높은 건설사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S건설 주가는 이달 들어 22.42% 하락했다. DL이앤씨(-10.65%)와 현대건설(-4.2%)도 약세를 보였다. HDC현대산업개발(-4.48%)과 대우건설(4.55%)을 포함해 주요 건설사들은 이달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당장 지난 5일 발표된 인천 검단아파트 붕괴사고 조사 결과가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끌어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GS건설은 전면 재시공 결정에 따라 5500억원 규모 손실을 반영했다고 공시한 상태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8월에 나오는 GS건설 83개 현장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업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회사 개별 이슈가 아니라 업종 전체 관행 문제로 번진다면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경기 부진도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주요 상장 5개 건설사(GS건설·현대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DL이앤씨)의 상반기 주택 공급량은 총 1만900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목표인 8만8000가구 대비 21.1%에 불과하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건축비 상승과 부동산시장 냉각 여파로 분양 시점을 결정하기 어려웠던 것이 공급이 저조한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며 "하반기 일부 기업이 공급 목표를 하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도 주택시장이 뚜렷하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미분양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분양 가구 수가 반 토막 난 결과로 국내 주택지표는 여전히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러 악재가 겹치며 건설사 주가는 역대 저점 수준에 도달한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L이앤씨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9배다. 기업 장부가치 대비 시가총액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대우건설(0.4배)을 비롯해 현대건설(0.49배) HDC현대산업개발(0.29배) 등 대다수 건설사도 비슷한 처지다. 일부 건설사는 보유 현금 자산 규모와 시가총액이 엇비슷한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DL이앤씨 시가총액은 올 1분기 기준 회사가 보유한 순현금의 1.1배까지 감소했다. 현대건설 시총은 순현금 대비 1.4배 수준이다.

주택사업 비중이 낮은 대신 신사업과 해외 수주에 강점이 있는 건설사를 눈여겨보라는 의견이 제시된다.

유안타증권은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건설사로 현대건설을 제시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해외 수주 실적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 등에 힘입어 연간 목표치인 10조5000억원을 상회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해외를 중심으로 뚜렷한 수주 성과가 기대된다"고 짚었다.

대우건설도 해외 수주가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이 큰 건설사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대우건설을 차선호주로 지목하며 "나이지리아·이라크 등 거점 국가 위주 수주전략이나 내년 원전 분야에서 추가 수주할 가능성과 베트남 내 개발사업 추진 등 이벤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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