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영원무역] ⑨ 손실만 떠안은 300억 한진칼 투자

입력 : 2023.07.18 15:04:20
제목 : [유통진단] [영원무역] ⑨ 손실만 떠안은 300억 한진칼 투자
작년 3분기 한진칼 지분 0.71% 매입…주가 하락 속 27% 투자손실 스마트 물류체계 구축 위한 협업 추진 내세웠지만 후속 조치 요원

[톱데일리] 영원무역이 약 300억원을 쏟은 한진칼 지분 투자의 손실 부담을 지속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투자 수익을 창출하기에 유리한 구조가 아니었던 시점에 결정된 투자였던 데다가 사업적 시너지를 모색하기 위한 후속 조치 또한 요원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영원무역이 한진칼 지분을 어떻게 활용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원무역은 지난해 3분기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약 0.71%를 매입했다. 해당 주식을 매입하는데 들인 자금은 약 300억원이다. 영원무역의 당시 한진칼 지분 매입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판단하기에 커다란 메리트(장점)이 없었다. 주가 상승을 이끌 요인이 결여된 가운데 취득가 역시 낮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매입가격을 기준으로 산출한 1주당 매입가는 약 6만2500원이다. 당시 주가흐름에 대입하면 8월 중하순에 해당한다. 해당 시점은 반도그룹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점과 맞닿아 있다. 반도그룹은 지난해 8월 말 보유 중이던 한진칼 주식 1075만1000주를 매도했다. 그룹 산하 대호개발이 가지고 있던 550만3594주를 비롯해 한영개발과 반도개발이 보유해온 474만7406주, 50만주 등이다. 총 매도 규모는 약 6714억원으로, 처분단가는 6만2500원이었다. 또 같은 시기 시장에서 형성된 한진칼 주식 단가가 6만원 초반이었다는 점과 비교해도 영원무역의 매입 가격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한진칼 경영권분쟁으로 주식 유통물량이 부족했던 점을 고려하면 영원무역은 반도그룹 측이 매도한 지분 중 일부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반도그룹의 한진칼 지분 매각은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이뤄졌다. 블록딜은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매도자가 사전에 매도 물량을 인수할 매수자를 구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장이 마감된 이후 지분을 넘기는 거래를 일컫는다.

지분 가치는 하락한 상태다. 영원무역은 한진칼 지분 매입 이후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통해 해당 지분의 취득가 300억원, 시가 및 장부가를 179억원으로 기록했다. 지분 매입 약 한 달여 만에 약 121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지난해 9월 말 한진칼 주가는 약 3만7350원까지 하락했다.






수익률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한진칼 주가는 4만5000원대에 그치고 있다. 주가 상승을 이끌만한 재료가 요원한 가운데 영원무역은 지분 매입 약 3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 27% 수준의 투자 손실을 떠안게 된 셈이다.

영원무역은 단순투자보다 사업적 시너지를 모색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의 성격이라는 입장이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공급차질 이슈 확대로 물류 안정성에 대한 중요도가 커짐에 따라 미래 고부가가치 사업인 물류사업 노하우 확보, 스마트 물류체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협업 추진 차원에서 주식을 취득했다"고 말했다. 향후 사업적 측면에서 점진적으로 접점을 찾겠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2년 설립한 ARIRANG AVIATION (IOM) LTD.(AAI)을 통해 기타 사업부문으로 영위하고 있는 항공임대업 관련 역량 강화를 모색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다만 아직 후속절차는 요원한 상태다. 비슷한 시기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LX판토스와도 사뭇 대비된다.

당시 LX판토스는 반도그룹이 매각한 한진칼 지분 가운데 약 3.83%(256만주)를 약 1600억원에 매입했다. LX판토스는 연간 화물기 약 1100대 분량의 항공화물을 처리하고 있는 글로벌 항공 물류 기업이다. 대한항공을 비롯해 세계 50여개 주요 항공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LX판토스 측의 한진칼 지분 취득은 우호세력이란 분석을 차치하더라도 '항공운송 역량 강화'라는 취득 목적에 부합하는 성격이 상존했다.

한편 영원무역의 한진칼 지분 투자는 당분간 손실을 지속할 공산이 크다. 이전과 같은 경영권 분쟁 촉발 가능성이 높지 않은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관련 주요국(EU, 미국, 일본)의 승인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을 유지되고 있는 까닭이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kwanjju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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