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레이드 개장 석달만에 전체 거래대금 2배 넘게 늘어 외국인 거래비중도 37.8% 정책 기대감·원화 강세 속 증시 활황 더 이어질 전망
외국인 귀환과 대체거래소 출범에 힘입어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40조원을 향해 가고 있다.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던 2021년과는 달리 외국인을 중심으로 '삼천피'를 달성하면서 국내 증시가 새로운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국내 증시 전체 거래대금은 총 37조5696억원이었다. 합계 거래대금은 40조원을 불과 2조4304억원 남겨둔 상황이다.
넥스트레이드가 막을 열었던 지난 3월 4일 두 거래소의 거래대금 합계는 18조6310억원에 불과했지만 석 달 뒤 2배가 넘게 늘어났다.
국내 증시가 마지막으로 하루 거래대금 40조원을 넘겼던 2021년 1월 12일에는 거래대금이 45조원을 돌파했을 때다. 코스피가 3100을 넘었던 당시에는 한국거래소를 통한 거래에서 외국인 비중이 13%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외국인 비중이 37.75%에 달한다. 넥스트레이드에서도 출범 초기 사실상 전무했던 외국인투자자의 거래대금 비중이 최근 들어 9.2%까지 치솟았다.
한국거래소에서는 지난 20일 하루 동안 25조8361억원이 거래됐다. 올해 들어 거래대금 규모가 가장 컸다. 한국거래소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상호관세 쇼크'로 증시가 주저앉았던 지난 4월 14조원, 코스피가 2700선 아래에 머물던 지난 5월 15조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들어서는 21조7529억원까지 확대됐다.
거래대금의 증가세와 맞물려 외국인투자자의 거래대금 비중도 월별로 점차 늘어났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대두되던 지난 1월부터 3월까지는 외국인투자자의 코스피 거래대금 비중이 20%대에 머물렀으나, 이달에는 35.2%까지 치솟았다.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한국거래소의 주식시장 거래시간을 6시간30분에서 12시간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거래시간 확대가 현실화할 경우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역대 최대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코스피 3000'과 함께 거래대금이 40조원을 눈앞에 둔 데에는 넥스트레이드의 등장이 컸다. 지난 3월 31일 거래 종목이 790여 개로 처음으로 늘어났던 때에는 하루 거래대금이 1조원 안팎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거래대금이 12조원을 돌파하는 등 7거래일 연달아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넘었다.
이달 평균 거래대금도 9조8585억원을 기록하면서 '넥스트레이드 거래대금 10조원 시대'가 목전이다.
다만 넥스트레이드의 점유율이 빠르게 치솟으면서 '15% 룰'을 향한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의 6개월 평균 거래량은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 거래량의 15%를 넘길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이틀 뒤 거래 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출범 초기 거래량이 작았던 만큼 오는 10월 이후부터 '15% 룰' 위반 가능성이 생기지만 이달 벌써 거래량 비율이 20% 가까이 늘어났기에 위기감이 부상했다. 넥스트레이드는 거래량 한도 규정을 맞추기 위해 일부 종목의 거래 제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 활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책적 기대감과 원화 강세 기조에 따른 해외 자금 유입 등 두 축이 중심이기에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 변동에 따른 조정도 크지 않을 수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재정적자 우려와 무역수지 개선을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 나타나고 있는 '달러 약세'라는 동력이 있는 가운데 거버넌스 개선 추세도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피도 여전히 2021년의 고점보다 30% 덜 올라 저평가 권역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