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M&A] 하나금융 인수 시, 득실은

입력 : 2023.07.18 17:08:07
제목 : [KDB생명 M&A] 하나금융 인수 시, 득실은
비은행 경쟁력 강화…'만년 적자' 하나생명과 시너지 기대 인수자금+자금투입 '1조원' 예상…이중레버리지·부채비율 부담 ↑

[톱데일리]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매각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KDB생명 인수가 비은행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 일 수 있지만, 재무 상황이 열악한 KDB생명에 막대한 자금 투입이 불가피해 재무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설립한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CV PEF)는 KDB생명 매각 우협대상자로 하나금융지주를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KCV PEF가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로, 산업은행은 적격성과 거래 성사 가능성, KDB생명 중장기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우협 선정을 마쳤다.

일단 하나금융은 KDB생명을 품에 안게 되면 지주 내 존재감이 미미했던 '비은행'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은행 뿐만 아니라 증권과 생명보험, 손해보험,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 종합금융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지만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 기여도는 16.8%(1분기 기준)에 불과하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비은행에서도 증권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증권사 호황기였던 2021년 말까지만 해도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는 32.9%였지만, 최근 하나증권의 실적이 크게 하락하면서 지난해 말 비은행 기여도는 18.9%로 급격하게 낮아졌고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16%대로 급락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건 대부분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이 업권 내 지위가 열악한 탓이다. 하나캐피탈을 제외하면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 등이 모두 업계 내 시장 지위는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특히 하나생명의 경우 23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자산 순위는 올해 1분기 기준 17위에 머물러 있다. 최근에는 실적도 크게 떨어져 지난 2020년 327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이후 2021년 28억원, 지난해에는 3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역시 -16억원으로 적자의 늪에 빠진 상태다.

만약 KDB생명을 인수해 하나생명과 합병하게 되면 자산 순위로는 단순 합산 시 10위권 안으로 들어온다. 순이익 또한 지난해 연간 481억원, 올해 1분기에는 377억원을 거둔 KDB생명의 영업력을 바탕으로 하나생명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KDB생명의 현재 재무 상황이다. KDB생명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신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은 101.6%에 불과하다. 보험업법상 유지해야 하는 100%는 넘겼지만,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는 한참 밑돈다. 해당 수치는 금융당국의 산출 방식 적용 유예(경과 조치)를 받은 비율로 결국 실제 적정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태다.

단순히 계산해도 KDB생명 킥스비율을 15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자본을 8000억원 가량 늘려야 한다. 아직 KDB생명의 매각가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시장에서 2000억~3000억원 내외로 추산되고 있는 만큼 하나금융이 KDB생명에 투입해야 하는 자금은 약 1조원에 달한다.

관건은 하나금융이 KDB생명에 투입할 자금 1조원에 대한 부담이 없느냐다.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4조원으로 매우 풍부하지만,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23.2%로 매우 높은 편이다. 같은 기간 은행금융지주 평균인 109.9%보다 13.3%p(포인트)나 높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대손준비금 차감 후 자회사의 출자여력을 의미하는데, 금융당국은 130% 미만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재무 상황을 고려할 때 KDB생명에 1조원 가량을 투입한다고 가정하면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30%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신용평가사들도 KDB생명은 물론 하나금융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하나금융에 대해 "하나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과 부채비율(38.2%)는 은행 지주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인수 이후에도 자본적정성 제고를 위해 추가 자금투입이 필요할 수 있는 만큼 인수자금, 추가 투입자금 규모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7.04 15:30
하나금융지주 85,400 2,100 -2.40%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7.05 19:11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