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민우의 다산그룹, 프리미엄 골프장 사기 분양 논란
입력 : 2023.07.27 14:37:53
제목 : 남민우의 다산그룹, 프리미엄 골프장 사기 분양 논란
'회원 250명 한정' 알고 보니 1250명…부킹 폭주 건의하자 도리어 강퇴 조치[톱데일리] 국내 벤처 1세대 남민우 회장의 다산그룹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골프장에서 회원권 분양 사기 논란이 퍼지고 있다. 당초 골프장이 제시한 회원 한정 운영 방식이 아닌 회원권 과다 판매가 '부킹 폭주' 사태를 야기하면서 고객과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일본 오이타현에 위치한 '퍼시픽블루CC' 골프장은 다산그룹 퍼시픽블루트래블이 지난 2016년부터 운영하는 골프장이다. 1991년 개장한 첫 해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세계 100대, 일본 3대 골프장에 선정된 명문 클럽으로 이름을 알린 뒤, 다산그룹이 75억원 상당에 사들였다.
지난 2021년 6월 퍼시픽블루CC 골프장 회원권을 구매한 A씨에 따르면 최근 골프장 예약이 연일 만석으로 실제 이용이 거의 불가했다. 이용자가 몰리는 비회원제 대신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하는 프리미엄 골프장인 만큼 비싼 값을 지불했지만, 정작 회원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이다.
앞서 퍼시픽블루트래블은 분양권 대행사 등을 통해 회원권 200구좌(이후 추가 50구좌)를 한정 판매한다고 광고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회사가 1250구좌 수준의 회원권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VVIP는 500구좌 상당이다. A씨가 구매할 당시 회원제 가격은 VIP 1100만원, VVIP는 1650만원이었다.
홍보 문구와 달리 5배 이상 많은 회원을 받으면서 예약 폭주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퍼시픽블루CC 골프장 회원 계약서에는 무제한 예약과 VVIP 회원은 1명당 2개 예약이 가능하다는 문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는 VVIP 회원만 1000개, 회원권 전체를 포함하면 1700개 이상 예약이 동시간에 몰릴 수 있는 셈이다.
지난 6월 초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와 일부 고객들이 모여 골프장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운영 회사의 강경한 태도로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회원들은 퍼시픽블루트래블이 운영하는 회원 관리용 밴드 등 커뮤니티에서 해결 방안과 재발 방지를 요구했지만 오히려 강제 퇴출 당하는 식의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상식에 벗어난 운영 행태가 드러나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그간 회원들에게 퍼시픽블루트래블의 대표라 소개했던 유모씨가 실제로는 법적 대표이사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업계 관례상 골프장 운영 경험이 있는 유모씨가 회사의 실질적 경영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구입할 당시에도 200구좌 완판에 50구좌 추가라고 해서 분양했는데 알고 보니 거짓말로 이미 1000매 이상 팔렸을 때 들어간 것"이라며 "회원들 사이 서로 정보가 없어 분양 사기란 걸 몰랐지만 이후 회사 반응과 추이를 보면서 고발장 작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퍼시픽블루트래블은 회원권 한정 판매에 대해 홍보상 실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행사 한케이골프가 임의로 '200구좌 한정 판매', 추가 50구좌 마감 임박' 등 홍보를 했다는 입장이다. 물론 회사는 이 같은 판매 전략에 동의했고 이후 논란이 번지자 문제 시 되는 문구를 삭제했다.

현재는 퍼시픽블루트래블이 피해를 주장하는 고객에 한해 회원권을 회수하고 100% 환불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제시한 상태다. 퍼시픽블루트래블은 회원들 각각 구입한 금액에 상하는 수준의 환불을 하겠다는 약속을 제시한 뒤, 일부 고객 대상으로 환불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홍성준 퍼시픽블루트래블 대표는 "회원권을 많이 분양해서 불편한 분들은 전액 환불하는 것으로 조치를 취했고 일부는 소각, 일부는 판매로 넘어갔다"며 "우리가 직접 판매한 게 아니고 판매 대행사가 마케팅 차원에서 진행한 것으로 원래 회원제를 한정 판매하겠다는 계획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회원권 환불 조치에 대해선 여전히 고객들과 의견 대립이 있는 상황이다. A씨는 "퍼시픽블루트래블이 회원권을 회수하겠다고 제시하고 이에 동의해 각서까지 썼다"며 "당초에 구입한 금액으로 환수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다른 고객이나 아는 범위 안에서 환불 받은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퍼시픽블루트래블이 회원권을 과다 판매한 것은 남민우 회장에 집중된 다산그룹 차원의 미흡한 경영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남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100%)→다산인베스트(100%)→퍼시픽블루(100%)→퍼시픽블루트래블' 구조라는 남 회장의 강력한 지배력 속에서 그룹 차원의 수익 개선 작업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부진을 겪고 있는 다산인베스트는 지난해 기준 매출이 192억원으로 전년(844억원) 대비 '4분의 1토막'이 났다. 영업이익은 1년새 669억원에서 15억원으로 무려 40배 가량 급감했다. 무엇보다 지난해까지 534억원 수준이던 순이익이 순손실 4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타격이 컸다. 이로 인해 자본 축소도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다산인베스트 재무 악화에 골프장 관련 사업 등 부진이 직접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산인베스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퍼시픽블루는 지난해 적자 전환을 했다. 매출 93억원에 순손실은 2억원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골프장에 투입한 금액만 250억원이 넘지만 부진으로 퍼시픽블루의 장부가액은 점점 하락하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다산그룹의 핵심인 다산네트웍스의 부진을 무시할 수 없다. 다산네트웍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738억원) 대비 9.4% 증가한 807억원을 거두고도 영업손실 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최근엔 재무 개선을 위해 지난해 말 미국 자회사 DZS 지분 100만주(6.6%)를 매각하고 152억원을 현금화했다.
다산네트웍스에게도 해당 골프장 회원권 과다 판매 의혹에 대한 사실 관계 확인과 해결 방안 제시 등을 요구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회원권 과다 판매는 퍼시픽블루 골프장만 아닌 골프 업계의 만연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중 경남 밀양시에 '에스파크골프리조트' 골프장이 문을 열고 회원들에게 수억원씩 분양권을 팔았지만 과다 판매로 골프장 예약이 어려워지자, 회원들이 모여 지난달 초 반발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회원제를 운영하면서도 부킹이 쉽지 않은 곳들은 전체 회원 수와 실제 이용 가능 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골프장의 고객 속이기나 예약 빼돌리기 등을 방지하고 부킹 과정이 투명하게 이뤄진다는 것을 회원들이 점검할 수 있도록 공지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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