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멘토’ ‘가치투자 대가’로 불렸는데...액티브ETF 수익률은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입력 : 2023.08.23 17:14:32
입력 : 2023.08.23 17:14:32

‘동학개미의 멘토’ 존리 전 KCGI자산운용(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와 ‘가치투자의 대가’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의 이름을 전면에 내걸고 2년여 전 야심차게 선보인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코스피가 3000선 부근일 때 동시 상장한 4개 종목은 하락장을 만나 평균 30% 가까이 빠지면서, 더 높은 수수료를 내고서라도 확실히 시장을 이기길 바랐던 투자자들을 울렸다.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에셋플러스운용의 액티브 ETF인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는 7170원에 거래를 마쳐 상장일 종가 대비 28.2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에셋플러스 코리아플랫폼액티브’의 수익률은 -31.5%를 기록했다.
KCGI운용의 ‘MASTER 테크미디어텔레콤액티브’의 상장 후 주가는 -20.06% 빠졌다. ‘MASTER 스마트커머스액티브’ 역시 30.83% 떨어져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가 16.47%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시장 수익률을 크게 밑도는 숫자다.
이들 종목은 지난해 코스피가 하락세를 타면서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수익률은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48.63%), 에셋플러스 코리아플랫폼액티브(-41.05%), MASTER 테크미디어텔레콤액티브(-28.22%), MASTER 스마트커머스액티브(-20.83%) 등 4개 종목이 모두 마이너스였다. 이 가운데 3개는 지난해 코스피 수익률(-24.89%)보다도 부진한 수익률을 보였다.
올해 들어서는 수익률을 소폭 회복한 상태다.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를 낸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와 에셋플러스 코리아플랫폼액티브는 연초 대비 52.88%, 20.64% 올랐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12.03%)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비교적 선방했던 MASTER 스마트커머스액티브는 올해 -8.79% 빠졌다.
두 운용사는 지난 2021년 11월 16일 액티브 ETF를 2종씩 동시 상장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출시 첫날 해당 ETF 4종의 거래대금은 모두 합쳐 100억원에 육박했지만 지나고 보니 코스피가 3000선을 넘나들던 강세장의 끝물이었다. 지난해부터 코스피가 크게 하락하면서 고스란히 타격을 입었다.

액티브 ETF는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 ETF와 달리 시장 대비 초과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패시브 ETF는 지수에 편입된 종목을 편입 비중에 맞춰 담지만, 액티브 ETF는 펀드 매니저가 종목을 선별하고 비중도 결정한다. 이 때문에 수수료도 패시브 ETF보다 높다.
에셋플러스운용 ETF 2종의 총보수는 0.9%대, KCGI운용 ETF는 0.445%다. 패시브 ETF가 0.1~0.2%, 심지어 0%까지 나오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구성종목을 보면 에셋플러스 코리아플랫폼액티브 ETF는 하이브와 NAVER, 삼성바이오로직스, 한국콜마, 미래에셋증권 등을 높은 비중으로 담았다. MASTER 테크미디어텔레콤액티브는 삼성전자우, 한미반도체, SK하이닉스 등을 담았고, MASTER 스마트커머스액티브의 경우 NAVER, 영원무역, 카카오 등을 담고 있다.
양사가 내놓은 액티브 ETF는 차이가 분명하다. 구성종목 개수를 고려하면 에셋플러스 ETF가 더 압축적으로 담아 공격적이고, KCGI운용 ETF는 분산돼있어 안정적이다.
또 MASTER 테크미디어텔레콤액티브는 삼성전자우와 SK하이닉스를 합쳐 20% 비중으로 담은 반면 에셋플러스 ETF는 삼성전자를 전혀 담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KCGI운용 ETF는 대형주 비중이 높은 만큼 코스피 흐름을 따라 움직이고, 에셋플러스 ETF는 차별적인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한편 지난해 존리 전 대표에 이어 강방천 전 회장이 차명투자 의혹으로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각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에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 1월 행동주의 펀드인 강성부 펀드(KCGI)가 인수하면서 사명을 KCGI자산운용으로 변경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액티브 ETF 상장 시 존재하는 비교지수 유무, 상관계수 규정, ETF 상장·유지 규정과 자금조달 환경 등이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여러 제도적 여건이 개선된다면 더 많은 발행자와 투자자들이 ETF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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