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코인 투자를 한국에서 해요”...규제 덫 피해 투자자들 해외 탈출 러시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입력 : 2025.07.07 20:36:43 I 수정 : 2025.07.07 22:58:32
입력 : 2025.07.07 20:36:43 I 수정 : 2025.07.07 22:58:32
거래소들, 투자 이탈 막으려 안간힘
빗썸, 렌딩 서비스...하루 330억 몰려
업비트도 자산담보 ‘코인빌리기’ 출시
가상자산 관련법 모호하고 규제 여전한데
외국선 파격 상품 잇따라 투자자들 해외로
빗썸, 렌딩 서비스...하루 330억 몰려
업비트도 자산담보 ‘코인빌리기’ 출시
가상자산 관련법 모호하고 규제 여전한데
외국선 파격 상품 잇따라 투자자들 해외로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이런 ‘투자 이탈’을 막기 위해 서비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일 빗썸은 투자자가 보유한 가상자산을 담보로 현금 또는 추가 가상자산을 대출받을 수 있는 ‘렌딩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비트코인 등 보유 코인을 팔지 않고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회 최대 10만원, 하루 최대 1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베타 서비스 기간 중 하루 신청 금액만 330억원에 달했다. 빗썸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총 이용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3배 늘어났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속속 등장한 코인 대여서비스는 증권시장의 신용거래처럼 자금을 빌려 레버리지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문제는 국내 시장을 외면하게 만드는 각종 규제 공백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이 발 빠르게 상품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관련 법령이 명확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코인원은 2016년부터 2017년 말까지 마진 거래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사행성 논란과 경찰 수사로 사업을 중단해야 했다. 당시 시장 일각에서는 “도박과 다름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처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이중 고립’ 상태에 빠져 있다. ‘테슬라 3배 레버리지 ETF’ 같은 화끈한 상품이 넘쳐나는 주식시장과 각종 파생상품이 일상인 해외 거래소 사이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점점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프레드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 중 9.21%는 선물 투자를 선호하며, 23%는 선물 투자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안으로는 주식시장이 대선 이후 반등하고 있고, 밖으로는 상품과 유동성 면에서 우위를 점한 해외 거래소들이 버티고 있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때 글로벌 거래량 ‘톱티어’였던 한국 시장이 규제의 늪에 빠져 점차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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