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무서워할 때 줍줍해 한달에 9% 벌어”...뭘 샀길래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입력 : 2023.01.27 18:37:56
입력 : 2023.01.27 18:37:56
새해들어 자금 시장이 빠르게 안정되면서 장기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채권을 통한 수익은 크게 이자와 시세차익이 있다. 이자는 정해진대로 지급되지만 시세차익은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 가격이 오르고 그만큼 금리가 크게 낮아질수록 더 많은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27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발행된 국채 10년물을 작년말에 사들인 개인투자자 A씨가 이날 팔았다면 시세 차익은 9.1%에 달했다. 액면가가 1만원인 채권의 현재 유통 시세가 1만910원까지 올랐다. 4.25%의 표면금리로 발행된 국채 10년물의 현재 금리가 3.23%까지 떨어지면서 채권가격은 그만큼 올랐다. A씨가 작년말에 국채 2년물(표면금리 3.12%)을 산 후 27일에 팔았다면 시세 차익은 0.71%다. 채권 시장 금리는 전반적으로 내렸지만 듀레이션(만기)가 더 긴 국채 10년물이 더 큰 폭의 금리 하락(가격은 상승)을 보였기 때문이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마지막 거래일 대비 10년물 국채의 유통금리는 0.499%포인트 하락해 2년물 국채(0.428%포인트)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증권의 시뮬레이션 결과 만기 전 시가 평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한국 국채 20년, 30년물을 샀을 경우 이달 중순 기준으로 보유기간 투자수익률은 각각 11.5%, 14.4%로 집계됐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장기채는 듀레이션이 긴 만큼 금리 안정기 자본차익 수익성이 단기채 대비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최근 증권업계에선 올해 들어 단기채 대비 장기채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보고 있다. . 지난해엔 고금리를 바탕으로 한 단기채를 집중 사들여 이자 수익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엔 지난해 가격이 급락한 장기채를 통해 향후 소정의 자본 차익을 노려보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300조원가량의 투자자 자산관리를 총괄하는 박경희 삼성증권 채널영업부문장(부사장)은 “올해엔 발행 당시보다 가격이 많이 떨어진 장기채를 저가에 사들여서 미래 자본 차익을 기대하는 투자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며 “발 빠르게 움직이는 슈퍼 리치들의 경우에도 지난해 말부터 장기채를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채 및 회사채 상품에 대한 초과 성과 기대가 높다”며 “금리 인상 효과로 높아진 이자수익 기대와 더불어 경기 리스크 반영 속 금리 하락, 즉 자본 차익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기채 금리가 하락(가격 상승)하려면 금리가 고점을 지나고 있다는 인식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확산돼야 한다. 지난 1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25bp(1bp=0.01%) 인상하자 업계 내에선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물가 압박이 여전하지만 성장을 함께 고려할 때 향후 금리는 인상보다는 동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또한 물가가 정점을 지났다는 지표들이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달러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미국채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달러당 원화값이 1400원대까지 급락했다가 현재 1230원대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미국채 또한 단기 대비 장기채의 가격 상승률이 높은 게 포착된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에 따르면 미국채 10년물의 가격은 올해 들어 2.8% 올랐다. 반면 미국채 2년물의 경우 올해 채권 가격 상승률이 0.5%에 불과했다. 만약 환율 변동이 부담된다면 국내 미국채 상장지수펀드(ETF) 중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률 변화를 없앤 환헷지 상품을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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