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M&A] 10년 중 7년간 '매각 진행중'…이번엔 다를까

입력 : 2023.08.30 16:06:56
제목 : [MG손보 M&A] 10년 중 7년간 '매각 진행중'…이번엔 다를까
국제→그린→MG 사명 변경 20년 간 부실 딱지 근화제약, 자베즈·새마을금고, JC 모두 경영정상화 실패 금융지주·대형 금융사 인수자로 거론

[톱데일리]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MG손해보험(이하 MG손보)이 잦은 손바뀜으로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년 간 MG손보의 재무를 보면, 실적과 재무 불안정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MG손보는 1947년 국제손해재보험이란 이름으로 처음 출범했다. 1965년 국제화재해상보험으로 이름을 바꾸고 손해보험업에 뛰어들었다. 1975년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1990년대까지 손해보험업계 대표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보험사들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적기시정조치 대상으로 지정됐다.

2002년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승인으로 근화제약이 국제화재를 157억원에 인수했고, 그린화재라는 이름으로 재출범했다. 2004년부터는 당시 인수합병(M&A) 업계 큰손이었던 이영두 회장이 대주주에 올랐고, 2008년 사옥 이전과 동시에 사명을 그린손해보험으로 변경했다.

이영두 회장이 2012년까지 약 8년 동안 그린손보를 진두지휘하면서 크고 작은 문제가 생겼다. 2009년 신한은행과 선박선수금환급보증(RG) 보험금 지급 관련 소송 중 101억원의 지급준비금을 적립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드러나면서 이 회장에게 문책 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결국 그린손보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고, 금융위원회는 그린손보의 경영개선계획마저 불승인했다. 당시 이 회장이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하면서 공개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예금보험공사는 2012년 그린손보를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자베즈파트너스-새마을금고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자베즈-새마을금고 컨소시엄은 그린손보를 지금의 'MG손해보험'이란 이름으로 사명을 바꿨다.



MG손보는 출범 직후 공격적인 보험영업과 더불 어 투자영업 개선을 위한 자산 포트폴리오 재조정까지 나서면서 영업수익(매출)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실제로 2013년 5184억원에 불과하던 영업수익은 2014년 1조원을 넘어섰다. 매년 매출액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2017년에는 1조6000억원대 영업수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자는 지속됐다. 2013년 39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4년 -906억원 ▲2015년 -479억원 ▲2016년 -289억원 등 적자가 이어졌다. 손해율이 2013년 90.56%에서 ▲2014년 93.39% ▲2015년 89.42% ▲2016년 89.03% 등으로 개선되지 않아서다. 보험사에서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에서 보험사가 지불한 보험금을 나타낸 수치로, 100%를 넘으면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료가 많다는 뜻이다. 해당 수치에는 비용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비용을 감안하면, 손보사들의 적정손해율은 70~80%로 본다.



계속되는 적자에 자본적정성 개선도 어려워졌다. 그린손보 시절 -74.5%로 손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대 지급여력비율(당시 RBC비율)을 기록하던 MG손보는 2013년 1900억원의 자본 확충으로 211%대까지 자본건전성을 끌어올렸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다음해 15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900억원대 적자로 RBC비율은 또다시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하회하는 106%대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자베즈파트너스는 MG손보에 유상증자를 계속했지만, 자베즈파트너스의 초기투자금이 바닥이 나면서 앵커 출자자(LP)인 새마을금고가 자베즈파트너스를 통해 MG손보에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로 2016년까지 유상증자 등 25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수혈했다. 하지만 수천억원의 자금 투입에도 MG손보의 자본건전성은 계속해서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밑돌았다.

결국 MG손보는 인수 4년 만인 2017년 다시 매물로 나왔고, 수 차례 매각이 무산된 후 2019년 지금의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인수하기로 결정됐다. 수년 동안 매각이 진행된 탓에 자본을 확충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면서 2019년에는 경영개선명령 조치를 받았다.

2020년 JC파트너스가 MG손보에 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단행하는 방식으로 MG손보를 인수했다. 인수 직후 RBC비율이 소폭 오르면서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으나 JC파트너스에 인수된 당해연도에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정상화에서 멀어졌다.

금융당국은 또 다시 MG손보에 경영개선명령을 내렸고 JC파트너스는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 계획을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하지만 자본확충이 차일피일 밀리면서 2021년 RBC비율은 88%대까지 떨어졌고 2022년 4월 또 다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국제화재 시절부터 경영난이 이어져오던 MG손보는 수차례 손바뀜은 물론 경영진이 교체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지금까지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MG손보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킥스비율도 82.56%에 불과해 이번 예보 주도의 공개매각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최소 1500억원 이상의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예보는 MG손보의 경영정상화를 목표로 매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의 매각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매자가 우량자산만 선별적으로 인수할 수 있는 만큼 M&A 방식보다는 경영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공개매각에 참여할 기관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만큼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매우 엄격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사모펀드보다는 금융지주사나 대형 금융사들이 유력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JC파트너스가 MG손보를 인수할 당시 펀드에 출자했던 우리금융지주와 금융지주사 전호나을 목표로 손보사 진출 의사를 내비친 교보생명 등이다.

또한 최근 두 차례 대주주(자베즈파트너스, JC파트너스) 모두 사모펀드사였던 만큼 MG손보 내부적으로도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MG손보 노동조합은 MG손보가 특정 사모펀드와의 매각 협상을 하고 있다는 소식에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한편 예보는 최근 MG손보 인수자 지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10월 5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을 예정이다. 다만 JC파트너스가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에서 패소한 것에 대해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라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매각을 진행,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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