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올리는 토종 '생성형 AI', 수익성 확보 시험대

입력 : 2023.08.31 15:17:00
제목 : 속도 올리는 토종 '생성형 AI', 수익성 확보 시험대
네이버 이어 카카오·SKT·LG 등 생성형 AI 진출 계획 막대한 운영비 투입…B2B 영역 수익모델 우선 구축

[톱데일리] 해외 초거대 생성형 AI(인공지능)에 대응한 한국형 생성형 AI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담론에도 해당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기업들의 관련 사업 수익성 확보엔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라 붙는다. 생성형 AI 개발은 물론 운영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국산 생성형 AI 개발사들은 우선 B2B(기업 간 거래) 영역에서 수익모델을 구축한 뒤 다양한 분야로 수익성을 검증해 간다는 계획이다.

31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AI 기술 현황과 국제규범 동향 세미나'에서는 글로벌 생성형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국내에서도 자체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해 기술 종속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광용 네이버 정책전략 이사는 이날 주제 발표를 통해 "지금은 세계 각국이 자체 생성형 AI 경쟁력을 키우는 AI 경쟁 시대"라며 "자체 AI 모델이 없으면 관련 기술이 종속될 수 있고 생성된 자료에 한국의 가치관을 제대로 담아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은 자체 생성형 AI를 보유한 국가 중 한 곳이지만, 선도업체인 구글이 한국 시장 확장을 천명하면서 경쟁이 쉽진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만의 AI 생태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의 챗GPT 이후 본격적으로 경쟁이 시작된 생성형 AI는 기존 AI에서 진화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처럼 종합적 추론이 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현재 초거대 생성형 AI 시장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화웨이 등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운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지난 24일 한국형 특화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카카오, LG, SK텔레콤, KT 등이 이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자체 생성형 AI를 개발 중이다. 삼성도 삼성SDS, 삼성전자를 필두로 전 계열사가 협업해 사내용 생성형 AI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빅테크 기업들은 해외 생성형 AI 대응해 자체 기술력으로 AI시대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다는 방침이다.

다만 생성형 AI 서비스의 수익성이 나타나는 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 처리를 위한 초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데이터 학습과 보관을 위한 데이터센터 등 관련 인프라까지 함께 운용해야하기 때문에 출시 후 서비스에도 막대한 운용 비용이 소모된다.

오픈AI 경우 챗GPT 서비스를 위해 하루 평균 약 5000만원의 전기료 등을 포함해 약 9억원의 운용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 계산으로도 1년에 유지비용을만 약 3285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이는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한 네이버의 상반기 영업이익(약 7031억원)의 4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향후 생성형 AI가 더 고도화될수록 운용비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지속적인 생성형 AI 서비스를 위해선 빠른 수익모델 확보가 관건이다. 현재 생성형 AI의 주된 수익모델은 오피스툴 등 B2B 분야로 한정돼 있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영역은 이용자 개개인을 커스터마이징하는 데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아직까진 서비스 범위도 한정적이다.

이 때문에 투자업계에서도 생성형 AI 서비스 출시에도 수익성이 가시화되지 않으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AI 서비스로 인한 주가 상승은 AI 도입 후 향후 국내 B2C 서비스의 수익화 혹은 해외 진출이 가시화되는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일단 네이버 등 대부분의 개발사는 생성형 AI 수요가 가장 두드러지는 B2B 영역을 중점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또 한정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통해 B2C 분야에서도 조금씩 수익성 검증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AI 도구툴 '클로바 스튜디오'에 하이퍼클로바X가 탑재된 버전을 일부 기업에 선공개하고 10월 공식 출시한다. 클로바 스튜디오를 통해 기업들은 자사에 특화된 데이터를 학습시켜 커스터마이즈 된 하이퍼클로바X 모델을 만들고 업데이트까지 할 수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4일 하이퍼클로바X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초거대 AI 모델에 B2C 모델을 붙이면 비용 이슈가 발생하기 때문에 B2B 모델부터 수익화하면서 검증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B2C 영역 경우 과거에도 신기술이 서비스 차별성에 연결되면 수익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경험했었기 때문에 하이퍼클로바X도 우선은 한정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해가면서 수익성 검증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도 지난 23일 '멀티 LLM(대규모 언어 모델)' 전략을 발표하며 기업·공공용 생성형 AI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고 밝혔다. SKT는 자체 생성형 AI 'SKT 에이닷'의 엔터프라이즈용 기본모델을 이달 출시하고 고객사를 대상으로 모델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13일 지분 투자를 발표한 엔트로픽의 생성형 AI 경우 SKT의 주요 B2B 서비스와 결합해 판매하는 방식을 우선 협의 중이다.

SKT 관계자는 "생성형 AI의 수요가 먼저 나타나고 있는 분야는 정부 부처, 공기업, 금융기업 등 B2B와 B2G(기업과 정부간 거래) 영역"이라며 "추후 다양한 산업군으로 사업 기회를 발굴해 갈 것"이라고 전했다.





톱데일리
김재훈 기자 rlqm93@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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