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추가 유증, 그룹에 득일까 실일까
입력 : 2023.09.08 11:39:14
제목 : 한화오션 추가 유증, 그룹에 득일까 실일까
한화오션 살리기 프로젝트…한화에어로·한화시스템 등 그룹 '부담↑'
한화에어로 "안정적인 재무비율, 대형 수주로 문제 없어"[톱데일리] 한화그룹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살리기 프로젝트에 돌입한 데 대한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의 한화오션 유상증자 참여에 대해 신용평가사와 증권가에서는 지원 주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그룹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23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한화오션은 조달 자금으로 시설자금, 신기술 개발, 방산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에 활용할 방침이다. 한화오션의 최대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을 포함한 5개사가 유상증자에 100% 참여할 경우 모집되는 자금은 7700억원에 달한다.
주요 주주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7일 신주 배정 물량인 1724만주 인수를 위해 약 3853억원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한화오션 인수 당시 첫 출자 물량과 합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총 출자 금액은 1조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주목할 부분은 유증의 가장 큰 지원 주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이어지는 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수출 등을 바탕으로 회사 주력 사업인 방산사업 역량이 강화되고 있으며 중단기적으로 영업상 자체현금창출능력 확대를 통한 차입 부담 완화도 가능할 전망"이라며 "다만 한화오션 인수 및 유상증자 참여, 한화퓨처프루프(약 7000억원)에 대한 출자가 예정돼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연이은 비경상적 투자 부담으로 재무적 여력이 소진되고 있어, 재무 부담이 상승하고 추가 투자 여력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점은 신용도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퓨처프루프는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해외 태양광 및 방산 관련 투자를 위해 공동으로 만든 법인이다.
증권가에서의 반응 역시 마찬가지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024~2025년간 주당순이익(EPS)을 하향 조정했다"며 "한화오션의 두 번째 유상증자에 참여분(지분 24%)만큼의 현금성 자산을 투자자산으로 옮기고, 이자비용을 높인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적정주가는 기존 17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또 다른 지원 주체인 한화시스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한화그룹의 성장 동력 사업 추진 핵심 주체로 떠오르는 곳이다. 에어모빌리티(UAM), 위성통신, 디지털 플랫폼(테크핀) 등 한화시스템을 필두로 신사업 관련 지분 투자를 이어왔다. 지난 3월 말 기준 이와 관련한 투자 금액만 누적 9103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한화오션 인수 당시 투입자금 5000억원에 추가 유증까지 더해지면 재무 부담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룹 전체적으로도 한화오션 인수 및 추가 유증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의 핵심 현금창출력인 화학, 태양광, 신재생에너지(한화솔루션 등)의 영업실적이 업황 악화로 크게 저하된 상태라는 이유다. 이 같은 여파로 그룹 비금융 부문의 총 이익 창출 규모는 2021년 2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그룹 전체의 투자 지출은 확대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프랑스 친환경 발전소 개 발업자인 REC프랑스(RES Mediterranee, 취득가액 1조원) 및 REC실리콘(2500억원) 인수, 고려아연 지분 취득(4700억원), 석유화학 및 태양광 관련 설비투자(CAPEX) 등으로 조단위 대규모 자금을 지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들어서도 운전자본 및 증설 투자 부담이 이어지고 있으며, 신규사업, 미래성장동력 관련 투자 등을 감안할 때 중단기적 차입 부담은 증가할 것으로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화학부문 업황 저하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당분간 영업현금창출흐름을 상회하는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 재무부담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화오션의 연결 실적을 한화그룹의 비금융 부문 실적에 반영할 시, 한화오션의 총자산, 총차입금, 매출액 등은 10% 내외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여진다"며 "시황 변동이 큰 조선 산업이 그룹 포트폴리오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게 된 점은 사업 및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회사의 재무지표들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상증자로 현금 지출이 있다고 해서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지 않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형 수주를 기반으로 납품 일자에 맞춰서 풍부한 현금이 유입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부채비율 339.7%, 차입금의존도 22.8%를 기록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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