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 경고…고령층 빚 MZ가 떠안는다

임성현 기자(einbahn@mk.co.kr)

입력 : 2023.02.01 17:43:51
한국경제학회, 2050년 성장률 0.9%로 추락 전망
2014년 이후 30대 부채 최대 증가 … 韓경제 뇌관






1%대 저성장과 19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빚이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가운데 미래 세대인 MZ세대의 경제 부담이 가중되면서 사회적 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제학자들의 경고가 나왔다.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저출산·고령화 추세를 저지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들이 눈에 띄지 않고 이 같은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면 한국 경제는 선진국 클럽에 진입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한국경제학회에 따르면 이종화 한국경제학회장은 2일부터 개최되는 '2023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할 논문에서 급격한 인구 감소로 2050~2060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평균 0.9%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장 올해도 1%대 성장이 예고된 가운데 한국 경제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지며 초저성장이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생산성을 견인할 물적자본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성장률은 1%대 미만은 물론이고 자칫 역성장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저성장 추세는 미래를 이끌고 갈 젊은 세대에게 더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대 간 가계부채 리스크' 분석을 통해 2010년대 이후 청년층이 고령층의 부채를 떠안아 왔다고 밝혔다. 2013년 이전에는 가구주 연령이 55~59세인 그룹의 부채 수준이 전체 가구 중 가장 높았지만 2014년 이후에는 35~39세 그룹의 부채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규제 완화로 주택을 보유한 중장년층 부채가 무주택 청년 세대에 대한 주택 매매와 임대를 통해 전가됐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39세 이하 청년층의 1인당 가계빚은 1억193만원에 달했다. 특히 29세 이하는 5014만원으로 1년 새 41.2%나 급증했다. 하 교수는 "특정 연령층에 리스크가 집중되는 것은 세대 간 갈등과 사회 불안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부의 대물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자녀 세대 소득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지은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과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모 소득을 5분위로 구분했을 때 한 단위 위로 올라갈 때마다 1980년대생 이후 자녀 임금은 평균 9.8%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1960년대생(1%)이나 1970년대생(0.3%) 증가율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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