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ABL·동양생명 인수전 등판할까

입력 : 2023.10.20 15:02:40
제목 : 하나금융, ABL·동양생명 인수전 등판할까
ABL생명, 안정적 재무건전성 메리트…인수 시 하나생명 업계 9위권으로 수익성 뛰어난 동양생명도 거론…1조원 넘는 몸값은 변수

[톱데일리] 하나금융그룹이 KDB생명보험 인수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ABL생명이나 동양생명 인수전에 등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보험업 강화 의지를 보여준 만큼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생보사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하나금융은 산업은행에 KDB생명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하고 인수 절차를 모두 중단했다. 하나금융의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KDB생명의 재무건전 성이 부담이 됐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실제로 KDB생명의 자본건전성 지표인 신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은 6월 말 기준 67.53%로 보험업법상 넘겨야 하는 기준치인 100%를 크게 밑돌고 있다. 킥스비율을 규제치에 맞추기 위해선 최소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돼야 하고, 안정적인 비율까지 끌어올리려면 1조원 이상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번 KDB생명 인수는 최종 무산으로 끝이 났지만 하나금융의 보험업 강화 의지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하나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모두 완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부문의 실적 기여도는 6월 말 기준 14.4%에 불과하다. 비은행 계열사들 모두 업권 내 지위가 열위에 있는 탓이다.

특히 최근 보험사들은 은행계 금융지주들의 '효자'로 등극했지만, 하나금융 보험 계열사 두 곳(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은 실적 기여도가 매우 미미한 데다 업계 내에서도 소형사로 분류된다. 하나금융이 비은행 가운데서도 보험사 인수에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이유이기도 하다.

◆ 재무건전성 안정적인 ABL…하나생명 합병 시 9위권으로

일단 시장에서 거론되는 생보사 매물은 ABL생명과 동양생명이다. ABL생명의 경우 17조원 가량의 자산 보유하고 있어 ABL생명을 인수해 하나생명과 합친다면 단순 합산 시 자산 규모 23조원대, 생보 업계 9위권으로 올라서게 된 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ABL생명 매각가는 3000억~4000억원대로 KDB생명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킥스비율은 6월 말 기준 경과조치 전 113.23%로 보험업법상 하한선인 100%를 넘기고 있고, 경과조치 후 킥스비율은 172.22%로 안정적이다.

한시적 조치인 경과조치를 적용받지 않고도 킥스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KDB생명에 비하면 필요한 자본확충 규모도 적은 편이다. ABL생명의 요구자본과 지급여력금액을 고려할 때 150%를 기준으로는 4000억원대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다만 경과조치 기간이 최대 5년인 만큼 시간적인 여유는 있다.

게다가 ABL생명 인수에 나선 기관들 대부분이 사모펀드인 탓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라는 문턱이 존재하지만, 하나금융은 이 부분에서도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 '중형사' 동양생명, 수익성·포트폴리오 모두 합격점…1조원대 몸값은 부담

하나금융이 방향을 선회해 대형사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존재한다. 업계 6위권인 동양생명은 꾸준히 매물로 거론되는 생보사다. 다자보험그룹이 ABL생명 매각에 나선 데다 해외자산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다음 매각 대상은 동양생명이 되지 않겠냐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동양생명은 몸집을 고려할 때 순이익 부문에서 매우 매력적인 매물이다. 동양생명 은 31조원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비슷한 몸집의 다른 생보사들보다 순이익 규모가 매우 큰 편이다. 올해 상반기 동양생명의 순이익은 2003억원으로 33조원 자산을 보유한 미래에셋생명(1348억원)보다 순익성이 좋고, 자산 규모가 20조원 이상 큰 농협생명보다도 순이익 규모가 크다.

동양생명의 경우 다른 생보사들보다 보장성보험 비중이 크다는 점도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데, 새 국제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동양생명의 경우 2017년부터 꾸준히 저축성보험 비중을 낮추면서 올해 3월 말 기준으론 23%까지 낮췄다. IFRS17 하에서 수익성이 높게 평가되는 보장성보험은 그 비중이 68%까지 확대됐다.

또한 자본적정성은 매우 양호한 상태다. 올해 6월 말 기준 동양생명의 킥스비율은 162.54%다. 동양생명의 경우 경과조치를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이뤄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다만 몸값이 변수다. 동양생명은 수익성이 좋은 만큼 매각가는 최소 1조원 이상으로 책정되고 있다. 지금까지 다자보험그룹이 동양생명 인수금을 비롯해 유상증자 등 투자를 집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금은 1조6000억원대로, 시장에서는 다자보험그룹이 동양생명을 최소 1조6000억원에 팔지 않겠냐는 얘기도 나온다.

하나금융이 동양생명을 인수하려면 추가 자본확충이나 재무적투자자를 구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나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을 고려했을 때 남은 자회사 출자여력은 9300억원 수준이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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