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의혹' 카카오, 카카오뱅크 매각해야 하나

입력 : 2023.10.23 15:34:44
제목 : '주가조작 의혹' 카카오, 카카오뱅크 매각해야 하나
특사경, SM엔터 시세조종 '카카오 조직적 개입 여부' 추궁할듯 카카오 법인, '벌금형' 이상 처벌 시 카카오뱅크 10% 초과 지분 처분해야 카카오 계열사 주가 줄줄이 '하락세'

[톱데일리]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가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카카오뱅크 입장도 난감해졌다. 해당 혐의로 카카오 법인이 처벌을 받게 되면 카카오뱅크 최대주주 지위도 내려놔야 하기 때문이다.

23일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금융감독원에 출석했다. 지난주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를 포함한 임원들이 구속된 이후 해당 혐의에 대한 수사가 김범수 센터장까지 확대됐다.

◆ SM엔터 인수 두고 하이브-카카오, 무슨 일 있었나

금감원은 앞선 지난 2월 SM엔터 인수전 경쟁 상대였던 하이브가 카카오의 시세조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관련 조사에 나섰다. 2월 10일 하이브는 SM엔터 주식 공개매수 계획을 발표했는데, 발표 전날 종가인 9만8500원보다 21.8% 가량 높은 12만원에 매수해 지분을 확보하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이브는 SM엔터 지분 15.78%를 확보했고, 이수민 SM엔터 전 총괄프로듀서 우호지분 3.65%까지 약 19.43%의 지분을 확보했다.

문제는 공개매수가 진행되던 기간 동안 SM엔터의 주가가 급증했다는 점이다. 공개매수 청약 마지막 날이었던 2월28일 SM엔터 주가는 하이브가 매수키로 했던 주당 12만원보다 높은 12만7600원을 기록했다. 2월 16일, 한 기타법인이 SM엔터 총발행주식 수의 2.9%(68만3398주)를 매수하면서 약 2주일 사이 SM엔터 주가가 약 30%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SM엔터 주가가 급증해 하이브는 필요한 물량을 다 채우지 못했고, 기존 지분(18.45%)보다 0.9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이브가 지분 확보에 실패한 이후인 3월 초,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가 SM엔터 주식을 주당 15만원에 매수하겠다고 나서면서 하이브는 인수를 중단했다. 결국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각각 SM엔터 지분을 20.78%, 19.13%, 총 39.91%까지 늘리면서 카카오가 SM엔터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는 것으로 하이브와 카카오 간 인수 경쟁도 마무리가 됐다.

하이브는 공개매수 기간 동안 기타법인이 사들인 2.9% 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금융감독원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 진정서'를 냈다. 하이브의 SM엔터 지분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기타법인이 대규모 매입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기타법인의 배후가 SM엔터와 인수를 놓고 경쟁하던 카카오라는 의혹이 함께 불거졌다. 해당 기타법인은 원아시아파트너스로 밝혀졌는데, 해당 운용사는 카카오와 수차례 거래해온 곳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시세조종 의혹이 제기되자 관련 조사에 착수한 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절차를 활용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검찰과 수사를 진행해왔다. 지난 4월에는 카카오와 SM엔터를, 8월에는 김범수 센터장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배 대표를 비롯해 카카오 투자전략실장과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가운데 배 대표는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된 상태다.

수사는 김범수 센터장이 관여했는지 여부로 옮겨졌다. 이에 금감원은 김 센터장에게 출 석을 요구했고, SM엔터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센터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혹은 보고를 받았는지 등에 대해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 카카오, 벌금형 이상 나오면 '카뱅' 10% 초과 지분 처분해야

카카오의 주가조작 의혹으로 카카오뱅크도 곤혹을 치르고 있다.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기면 최악의 경우엔 카카오가 카카오뱅크를 매각해야 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는 카카오로, 카카오뱅크 지분 27.17%(1억2953만3735주)를 보유하고 있다.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는 경우 최근 5년 간 금융관련법령,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만약 주가조작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 경우엔 몇 가지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일단 배 대표 홀로 구속된 만큼 배 대표 개인이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카카오 법인이 처벌을 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겠지만, 특사경은 카카오가 조직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에 나서고 있어 해당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은 카카오 법인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게 되는 경우다. 카카오 법인이 처벌을 받으면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린다. 일정 기간 동안 대주주는 해당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엔 문제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대주주로서 자격이 박탈되고 6개월 안에 대주주 보유 지분 가운데 10% 초과하는 모든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2대주주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카카오보다 1주 덜 보유한 27.17%(1억2953만3734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가 10% 초과 지분을 모두 매각할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최대주주 지위를 갖게 되며, 만약 카카오가 보유 지분 전체를 처분하면 새로운 최대주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은행은 통상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해 인가 유지 여부를 판정하기 때문에 카카오의 주가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적격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카카오뱅크에 대한 매각 절차도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카카

◆카카오 계열사 주가도 내림세…카뱅 2만원 하회할까

카카오 창업자까지 금감원에 소환되자 카카오는 물론 카카오 계열사 주가들도 모두 내림세다. 23일 오후 3시 기준 카카오그룹 지주사인 카카오는 전일 대비 2.43% 하락한 3만8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가 종가 기준 4만원을 하회한 건 지난 2020년 5월4일 이후 처음이다.

카카오 주가는 배 대표 구속영장 신청 소식 이후 6거래일째 하락세다. 시가총액은 6조원 이상 빠졌다. 연초 23조원대에 달하던 시총은 17조원 밑으로 떨어져 코스피 시총 순위도 19위를 기록하고 있다. 연초 대비 8계단이나 추락한 셈이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 카카오뱅크는 전일 대비 3.9% 하락한 2만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배재현 대표의 구속이 결정된 지난 19일(2만2900원)보다는 8.5%나 감소했다. 연초 대비로는 10% 이상 떨어진 모습이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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