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나우IB·TS인베스트 등 주요 FI 엑시트 지연

[톱데일리] 스팩(SPAC,기업인수목적) 합병을 활용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려 했던 아토세이프가 상장을 철회했다. 아토세이프 투자자이자 아토세이프 최대주주인 본느와도 인연이 깊은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지연은 불가피해졌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27호스팩은 최근 합병 철회를 결정했다. 해당 스팩은 당초 치약, 세제 제조기업 아토세이프와 합병하려 했다. 하나27호스팩이 소멸하고 비상장 기업 아토세이프가 상장하는 구조였다.

하나27호스팩과 아토세이프는 지 난 6월 합병을 결정하고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거래소 승인이 나오면 절차를 밟은 후 내년 1분기 중 코스닥 입성을 목표했다. 하지만 상장예비심사 신청 3개월이 지난 후에도 거래소 결과가 나오지 않자 상장을 자진 철회 한 것으로 보인다

아토세이프가 코스닥 시장 입성 시기를 조절하면서 주요 FI인 나우IB캐피탈과 TS인베스트먼트의 엑시트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나우IB캐피탈은 운용하는 펀드 '나우M&A투자펀드1호'로 아토세이프 지분 5.32 %를 보유하고 있다. TS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티에스 우리-충남 11호 턴어라운드 투자조합'과 '티에스 2018-12 M&A 투자조합'은 각각 2.66% 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두 기관은 2021년 아토세이프가 발행한 전환우선주(CPS)와 김은정 아토세이프 대표의 구주를 인수하면서 투자자로 참여했다. 두 기관은 20억원 어치의 CPS를 인수했고 김 대표의 주식도 각각 20억원에 샀다.

이뿐만 아니라 두 기관은 같은 시기 아토세이프를 인수한 본느의 인수자금을 대는 역할도 했다. 코스닥 상장사 본느는 2021년 김은정 아토세이프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의 구주를 인수하면서 아토세이프 최대주주로 올랐다. 248억원을 투입해 아토세이프 지분 68.89%를 확보하는 구조다.

본느는 거래 대금 중 128억원은 자체 보유한 현금으로 해결하고 나머지 자금은 전환사채(CB)를 찍어 확보했다. 나우IB캐피탈과 TS인베스트먼트는 이때 아토세이프에 투자한 펀드를 활용해 본느가 발행한 CB를 각각 60억원씩 인수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로 본느에게 유리한 구조였다. 결국 나우IB캐피탈과 TS인베스트먼트가 아토세이프가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금액은 총 100억원인 셈이다.

아토세이프가 코스닥 시장 입성에 도전하면서 투자자들의 엑시트에도 청신호가 켜지는 듯 했다. 아토세이프가 제시한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635억원이었다. 본느가 인수할 당시보다 2배 정도 오른 몸값인만큼 투자자들의 원활하 수익 실현이 가능해 보였다.

아토세이프 상장 소식에 본느 주가도 올라 CB 투자 성과도 기대해 볼만 했다. 아토세이프가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후 약 한달 뒤인 7월 말 본느의 주가는 1000원대 후반에서 2000원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개선된 본느 실적이 발표되고 자회사인 아토세이프의 상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시장 반응이었다.

당시 현대차증권은 보고서를 발표해 "본느의 영업이익의 9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ODM 사업은 미국 고객사 수주 확대로 올해 2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진행될 것"이라며 "자회사 아토세이프 스팩 합병 상장될 시 추가적인 주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하지만 아토세이프가 상장을 자진 철회하면서 투자자들의 엑시트 시기는 뒤로 미뤄졌다. 다만 본느 CB 투자 성과는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본느의 주가는 2400원대로 나우IB캐피탈과 TS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CB 전환가액(1950원) 이상이다. 나우IB캐피탈과 TS인베스트먼트는 올해 8월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보유 CB 일부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톱데일리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