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자산운용 "현정은 회장 사임 환영…근본 대책은 부족"

입력 : 2023.11.22 13:14:19
제목 : KCGI자산운용 "현정은 회장 사임 환영…근본 대책은 부족"
"내달 임시주총, 기울어진 운동장" 주장…쉰들러 등 타 주주에 우호적 제스처

[톱데일리] KCGI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의 '기업지배구조 정책'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견지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 사임은 독립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영향력 유지 등 지속적으로 살펴볼 사안들이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다음 달 29일 임시주주총회 소집에 대해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하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KCGI자산운용은 2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대엘 리베이터가 발표한 기업지배구조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7일 현정은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 사임을 골자로 한 기업지배구조 정책을 발표했다
([현정은 회장,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서 손뗀다] 기사 참고).

명재엽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현정은 회장의 등기이사 사임, 기존 이사회 구성원의 임기 만료에 따라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이사회 중심 경영 문화의 성공적 정착 여부가 향후 지배구조 개선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는 향후 진행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는 "사내이사 사임 이후 현대엘리베이터와 그 자회사로부터 급여수령 및 경영 의사결정의 영향력 유지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큰 틀에서는 현정은 회장의 등기이사 사임과 이사회 구조 개편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세부적으로는 추가적인 개선 요구 및 견제의 모양새를 취했다. 다음 달 말 개최되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임시주주총회를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한 게 일례다.

명재엽 팀장은 "이번 현대엘리베이터의 임시주총은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사측을 제외한 타 주주들의 의견반영이 될 수 없는 구조인 만큼, 사측은 주주들 의 균등한 기회와 권한보장을 위해 충분한 기간이 허락된 임시주총 일정을 다시 공시해주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는 소수주주의 경영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소수주주권에 대해 피력한 것이다. 경영진 중심으로 주총 안건이 마련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방안이다. 상법상 주주총회(이하 주총) 안건은 주총일 6주 전에 주주들에게 고지해야 한다.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 총수의 3%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주주총회 6주 전이면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 상장사 특례요건에 따라 6개월 전부터 0.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해도 소수주주권을 통해 주주제안에 나설 수 있다. 앞서 KCGI자산운용이 지난 8월 현대엘리베이터에 주주서한을 발송하며 밝힌 현대엘리베이터 보유 지분율은 약 2%였다.

자사주의 악용 가능성도 우려했다. KCGI자산운용은 지난 10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가 2.97% 규모의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한 것에 대해 "해당 처분이 대법원에서 주주대표소송에서 패소한 현재의 최대주주 및 경영진에 대한 우호의결권 확보의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CGI자산운용은 동시에 현재 7.64%에 달하는 기보유 자사주의 전량소각을 요구했다.

◆ 타 주주들에 우호적 제스처…근본적 수익성 개선대책도 요구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쉰들러홀딩스 등 타 주주들에 대해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다. 쉰들러홀딩스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약 12.05%(지난 21일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홀딩스컴퍼니(19.26%·3분기보고서 기준)에 이은 현대엘리베이터 단일 2대주주다. 쉰들러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현 HMM)의 경영권 방어의 일환으로 맺은 파생상품계약으로 인해 회사에 대규모 손해를 야기했다고 주장하며 현정은 회장 등 경영진과 소송에 나서며 분쟁을 벌였던 상황이다.

명재엽 팀장은 "쉰들러홀딩스 등 다른 주주들도 기업가치 및 지배구조에 대해 생각을 같이 할 것이라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쉰들러홀딩스를 외인자본으로 배척하는 것은 시대흐름상 맞지 않다고 피력했다.

사모펀드운용사 H&Q에 대해서도 손을 내밀었다. H&Q는 특수목적법인 메트로폴리탄홀딩스를 통해 현대홀딩스컴퍼니에 3000억원 넘게 투자(전환사채(CB)·교환사채(CB)·전환상환우선주(RCPS))하며 현대엘리베이터 측의 우군으로 평가받고 있다. 명 팀장은 "HNQ는 향후 현대네트워크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지배구조 등 다방면에서 KCGI자산운용과 궤를 같이하기를 희망했다.

한편 KCGI자산운용은 당기순이익의 50% 이상 현금배당을 골자로 한 주주환원 계획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피력했다. 근원적 수익성 개선대책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경영 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정상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KCGI자산운용은 지난 8월 현대엘리베이터 측에 본업인 국내 승강기사업은 성장성 및 수익성은 매력적이지만, 붙투명한 국외시장 진출을 통한 대규모 손실 및 국내외 지분 투자에서 비롯된 대규모 손상차손 등을 지적하며 구조적 수익성 개선을 요구했던 상황이다.

명재엽 팀장은 "현재 부동산임대업, 관광숙박업, 금융업 등 주력 사업과의 연관성이 낮은 비주력 자산이 회사 전체 고정자산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라며 "해당 사업들이 전사 수익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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