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보다 우리 증원이 더 걱정”…회계사 역대급으로 뽑는다는데

최희석 기자(achilleus@mk.co.kr)

입력 : 2023.11.23 15:51:32 I 수정 : 2023.11.23 18:54:39
내년도 공인회계사 최소 1250명 선발
올해보다 150명 늘어나 취업대란 우려


4대 회계법인 로고. <자료=각 사>
내년도 공인회계사 최소 선발인원이 1250명으로 최종 확정됐다. 올해 선발 인원인 1100명 보다 150명이 늘어난 수치다. 회계 업계가 호황 사이클을 지나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내년에 회계사 취업대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위원회는 2024년 공인회계사 최소 선발인원을 1250명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1100명을 선발했던 것에 비하면 150명(13.6%)이 늘어난 수치다. 최소 선발인원은 물론이고 실제 선발인원을 봐도 한 해에 1250명의 공인회계사가 쏟아진 경우는 역대 1번도 없었다.

공인회계사 시험은 최소 선발인원을 미리 공표한 뒤 채점결과에 따라 실제 선발인원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으로 합격자를 결정했다. 실제 2018년에는 850명을 최소 선발인원으로 공고한 뒤 904명을 합격시켰고, 2022년에는 1100명을 공고한 뒤 1237명을 합격 처리했다. 올해에는 최소 선발인원인 1100명에 맞춰서 최종 선발이 이뤄졌다.

회계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도 1100명 가운데 300명 가까운 인력이 ‘빅4’ 회계법인(삼일 삼정 안진 한영)에 채용되지 못했다. 호황사이클이 끝난 탓에 빅4 선발인원이 810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업계 사정이 더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내년도 선발 인원은 업계 선두인 삼일이 250명 선을 유지한다. 삼정은 20% 가량 준 300명 정도를 선발한다. 안진과 한영이 예년 평균 각 100명을 뽑았던 것을 생각하면 빅4에서 소화할 수 있는 인력은 750명 선에 불과하다. 내년에는 최소한 500명은 공인회계사가 되고 빅4 법인에서 일을 배우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금융위는 회계법인이 아닌 곳에서도 회계사에 대한 수요가 있어서 많은 인력을 선발한다고 하지만, 업계에서는 “빅4에서 수습기간을 거친 경력 회계사가 아니면 수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기업의 회계부서나 공공기관 등에서도 원하는 인력은 빅4에서 트레이닝을 마친 경력직 회계사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렇게 회계사 최소 선발인원을 늘린 것은 전문자격사 증원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의대의 경우 현재 3000명 선에 머물고 있는 정원을 최대 2배 이상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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