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이라고 쉽게 믿었다간”…이자도 못 갚는 좀비기업 ‘역대 최다’
김정환 기자(flame@mk.co.kr)
입력 : 2025.05.06 11:14:56 I 수정 : 2025.05.06 11:21:43
입력 : 2025.05.06 11:14:56 I 수정 : 2025.05.06 11:21:43
작년 541곳...1년새 13% 급증
돈벌어 이자도 못갚는 ‘좀비상태’
올해 美관세 충격 등 침체 심화
영세 자영업자 빚은 지방 확산
은행권 자금물꼬 경색 악순환
당국, 자본규제 풀어 유동성 공급
돈벌어 이자도 못갚는 ‘좀비상태’
올해 美관세 충격 등 침체 심화
영세 자영업자 빚은 지방 확산
은행권 자금물꼬 경색 악순환
당국, 자본규제 풀어 유동성 공급

미국 관세 등 대내외 불안이 커지자 은행들이 건전성에 방점을 찍고 잇따라 대출을 조이고 있는데, 일반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경영 상태가 나은 상장사 사이에서도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낼 수 없는 ‘좀비 기업’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 건전성 관리에 나서되 기업 자금이 지나치게 경색되지 않도록 금융사 자본규제를 풀어 유동성 물꼬를 틔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일경제 의뢰로 코스피·코스닥에 올라온 기업 경영 상황을 분석한 결과 한계 상태에 빠진 상장사는 지난해 541곳으로 1년 새 61곳(12.7%)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상장사는 일정 수준의 재무 검증을 거쳐 증시에 입성한 만큼 기업 규모가 크고 경영 상태가 안정적인 기업들로 통한다. 하지만 경기 침체 속도가 빨라지며 상장사에서도 경영 한계 상황에 봉착한 기업이 열곳 중 두곳(22.6%)꼴로 늘었다. 좀비기업 비중은 1999년 외환위기(26.0%) 이후 역대 두번째로 높다.
문제는 지난해 이후 전 세계 경기 침체 속도가 부쩍 빨라졌는데, 이번달부터 시중은행 신용등급 재평가 작업이 본격화하며 악화한 실적이 은행권 평가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은행은 회계법인 감사를 받는 외부감사대상 기업(외감기업) 결산 이후 5~6개월 이내 신용평가를 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별로 내줄 수 있는 대출 규모와 금리 수준을 다시 정한다.
은행들은 경기 충격을 심하게 받는 고위험 산업군을 집중 모니터링 대상으로 정하고 향후 경기 상황에 따라 대출을 조이면서 건전성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깎이면 은행권에서 받을 수 있는 금리가 올라가고 여신 규모도 줄어들어 자금 경색에 빠질 공산이 커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거액 여신을 줄이면서 자금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기업 현장을 직접 찾아 정확한 재무 현황을 파악하며 발로 뛰는 리스크 관리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영세 자영업자 부채도 금융권의 잠재된 폭탄이 됐다. 내수 부진이 심해지며 부실 차주가가 비수도권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매일경제가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받은 한국은행의 ‘시도별 자영업자 다중채무자 대출 규모’ 자료에 따르면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749조600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3년(753조5000억원)에 이어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특히 세종(69.4%), 경북(10.5%), 경남(8.1%) 등 지역에서는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가팔랐다. 박 의원은 “지방을 중심으로 다중채무자의 상환 부담이 악화되고 있다”며, “부실 대출이 폭발하면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어 취약 차주에 대한 지원과 과감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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