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업황 악화에 살아남은 CEO 드물어
입력 : 2023.11.30 16:48:34
제목 : 증권가, 업황 악화에 살아남은 CEO 드물어
미래·메리츠·한투·KB·NH 등…혹독한 경영상황에 줄이은 '수장 교체'
삼성·교보·신한은 간신히 물갈이 피해[톱데일리] 증권업계에 수장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징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새 대표이사를 찾아야 하는 증권사가 있는가 하면, 대표이사 연임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증권사들도 세대 교체를 위한 새 수장 찾기에 나섰다. 이같은 이유로 올해만 우리나라 주요 증권사들 가운데 대부분이 대표이사 교체 절차를 밟았다.
◆증권가 '세대 교체' 바람 불어
가장 먼저 수장 교체 물결을 일으킨 건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0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함께 창립멤버인 최현만(1961년생) 회장이 용퇴를 결정했다. 박현주 회장은 창업 이후 26년간 함께 한 창립멤버와의 아쉬운 이별을 뒤로 하고 미래에셋증권의 수장을 김미섭(1968년생)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으로 교체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건 '세대 교체'를 위함이었다.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과감한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는 박현주 회장의 판단에서였다. 김미섭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 대표와 대표이사를 거쳐, 미래에셋증권에서 글로벌 사업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그 다음 바통을 이어받은 건 메리츠증권이다. 메리츠증권 역시 오랜기간 함께 한 최희문 부회장(1964년생)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2009년부터 메리츠증권을 이끌었던 최희문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의 그룹운용부문장을 맡기로 했다.
후임은 장원재 사장(1967년생)으로 정해졌다. 메리츠증권은 장 신임 사장 선임으로 회사의 리스크 관리에 좀 더 비중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은 2015년부터 메리츠금융그룹에 몸담았다. 2015년 메리츠화재 리스크관리팀장, 2016년부터는 메리츠화재, 메리츠금융지주의 최고리스크관리자(CRO)를 동시에 맡았던 인물이다. 메리츠증권에서는 2021년부터 세일즈 앤 트레이딩 총괄본부를 맡아 일했으며 지난해 메리츠증권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국투자 증권도 최근 2019년부터 함께한 정일문(1964년생) 대표가 물러나고 김성환(1969년생)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장(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정했다. 정일문 사장은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한다.
◆라임, 영풍제지 사태 등…'어쩔 수 없이' 교체 수순 밟는 CEO도 多
다른 증권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심지어 올해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불명예스럽게 대표이사직을 내려놔야 하는 CEO들도 여럿 생겨났다.
라임펀드 판매사로 중징계가 결정된 KB증권, NH투자증권이 대표적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9일 박정림 KB증권 대표와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에게 각각 직무정지 3개월과 문책 경고를 내렸다. 이들은 모두 중징계에 해당돼, 두 사람의 대표이사 연임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의 대표이사 임기는 내달 말까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사실상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하루빨리 이들의 후임을 내정해야 한다.
라덕연, 영풍제지 사태로 여러 번 불미스러운 문제를 일으킨 키움증권도 대표이사 교체 절차를 밟고 있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영풍제지 대규모 미수금 사태 등에 책임을 지고 키움증권에 사의를 표명했다. 키움증권은 두 번의 이사회를 거쳐 황현순 대표의 사임 의사를 최종 수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사회는 차기 CEO로 엄주성 키움증권 부사장을 내정했다. 엄주성 부사장은 2007년부터 키움증권에서 근무한 인물이다. 키움증권에서 자기자본투자(PI)팀, 투자운용본부 본부장, 전략기획 본부장,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맡았다. 엄주성 부사장은 내년 1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승인 과정을 거쳐 정식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결국 주요 증권사 가운데 증권업황 악화기에 살아남은 CEO는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박봉권·이석기 교보증권 각자 대표이사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정도다.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우리사주 배당사고로 구성훈 전 삼성증권 대표가 물러난 2018년도부터 수장을 맡았다. 이후 빠른 정상화, 실적 개선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연이어 연임에 성공하면서 6년간 대표이사로 근무하며 최장수 CEO 타이틀을 얻었다. 다만 장석훈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한 번 더 연임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교보증권은 이석기 각자 대표이사가 2025년 3월까지 임기가 예정돼 있다. 반면 박봉권 각자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다만 두 사람이 오랜 기간 '양손잡이' 경영으로 손발을 맞춰온 만큼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2022년 말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회사를 함께 이끌던 이영창 대표가 임기 만료로 물러나면서 올해부터 신한투자증권을 혼자 이끌고 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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