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공모펀드 등 해외 펀드 가운데 올해 초 이후 플러스 수익률과 함께 매 분기 플러스 성과를 낸 상품 상위 10개 중 6개가 ETF로 나타났다.
주로 미국 빅테크에 투자하는 상품이 다수였다. 최근 펀드 투자 대세 축이 공모펀드에서 ETF로 옮겨간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다.
3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해외 펀드 102개 가운데 상위 10개 종목 중 1~5위는 모두 ETF였다. 특히 상위 세 개 종목은 수익률이 모두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ETF로 연초 대비 수익률이 80%에 육박했다. 이 상품은 미국 기술주를 대표하는 나스닥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에 투자한다. 마이크로소프트(21.56%), 애플(19.93%), 알파벳(15.21%), 아마존(11.64%), 엔비디아(10.16%) 등 대표 빅테크가 10% 이상 구성비를 차지했다. 미국 대형 기술주들은 불안정한 대외 상황에서도 '챗GPT'가 주도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 신성장동력으로 올해 고성장하고 있다.
송민규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선임매니저는 "불안정한 매크로 환경에 성장주들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미국 빅테크들은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견조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ACE 일본TOPIX레버리지(H)'와 'ARIRANG 미국나스닥테크' ETF도 수익률이 모두 60% 안팎이었다. ACE 상품은 일본 토픽스(TOPIX)지수 변동률을 2배로 추종한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ACE 일본레버리지 상품은 일본 증시의 일일 수익률 2배를 추종하는 국내 유일의 상품으로, 원·엔 헤지를 하기 때문에 원·엔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남 본부장은 이어 "일본은 미·중 갈등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정부 주도로 국내외 기업의 협력 지원, 세제 혜택 등 첨단 산업 육성 정책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며 "TSMC, 마이크론 등이 일본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일본이 첨단 제조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장기적 관점에서 일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익 상위 종목인 ARIRANG 미국나스닥테크 ETF는 핀둬둬(3.61%), 크라우드스트라이크(3.21%), 지스케일러(3.12%)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미국이 올해 말 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인하할 수 있다는 사인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그러면 빅테크 우량주에 적극 투자하는 게 단기적 관점에서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종목은 1~3분기 분기마다 플러스 성과를 냈다. 통상 특정 분기에는 종목별로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기도 하는데 'ARIRANG 미국대체투자Top10MV' ETF는 올해 매 분기 10% 이상의 수익을 내며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여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