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그룹 승계] 짙어지는 오너 3세 체제
입력 : 2023.12.11 12:50:31
제목 : [삼표그룹 승계] 짙어지는 오너 3세 체제
에스피네이처 대상 유증→삼표산업의 ㈜삼표 합병→정대현 부회장 승진[톱데일리] 삼표그룹의 승계작업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지난 7월 자회사(삼표산업)의 모회사(삼표) 인수라는 이른바 '역합병'으로 지배구조를 변화한 데 이어 총수일가 3세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장의 그룹 부회장 승진이 단행되는 등 그룹을 둘러싼 변화의 기류가 적지 않게 감지되는 까닭이다.
현재 삼표그룹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에서 정대현 부회장으로의 후계작업이 한창이다. 정도원 회장의 나이(1947년생)를 고려하면 시기적으로 관련 작업에 속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는 올해 그룹의 구조가 변화한 데 잘 드러난다.
삼표산업은 올해 정도현 부회장(당시 사장)이 최대주주인 에스피네이처를 대상으로 유상증자(제3자배정)를 실시했다. 레미콘, 골재 등의 제조 및 판매와 철스크랩 수집, 가공 판매 및 제강슬래그처리대행업 등을 영위하는 에스피네이처는 정대현 부회장이 지분 약 71.95%를 쥔 최대주주다. 나머지 지분도 특수관계자(24.48%)와 자사주(3.57%)로 구성돼 실질적 정대현 부회장의 개인회사로 평가할 수 있다.

삼표산업은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보통주 195만주를 새로 발행하기로 했다. 약 600억500만원 규모다. 에스피네이처는 해당 신주를 인수하며 삼표산업 지분율을 당초 1.74%(18만1001주)에서 17.21%(213만1001주)로 늘렸다.
삼표산업에 대한 에스피네이처의 비중 확대는 이후 진행된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효과가 배가됐다. 삼표그룹은 7월 지배구조를 기존 '총수일가-삼표-삼표산업'의 틀에서 '총수일가-삼표산업-계열사'로 변화시켰다. 기존에는 정도원 회장(65.99%)과 정대현 부회장(11.34%), 정대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에스피네이처(19.43%) 등 3대축이 지주사 삼표를 지배하고, 삼표가 지분 약 82.78%로 삼표산업을 거느리는 구조였다.
삼표그룹은 자회사(삼표산업)의 모회사(삼표) 인수라는 일반적이지 않은 틀로 합병을 추진하며 지배구조의 변화를 꾀했다. 합병(합병 비율 삼표 1.8742887주당 삼표산업 1주) 이후 신주(1053만3338주) 발행의 영향으로 정도원 회장이 30.33%, 정대현 부회장이 5.22%, 에스피네이처가 18.23%의 지분율로 삼표산업을 지배하게 됐다.

외관상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약화하지만 자회사의 모회사 합병으로 인한 대량의 자사주가 발생하면서 이를 완충하는 효과를 낳았다. 양사의 합병으로 인해 통합 삼표산업의 자사주 규모는 전체 지분의 약 44.73%에 달한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에 총수일가는 지분율이 줄었어도 지배력을 행사하는데 커다란 제약이 따르지 않는 셈이다.
입지 확대가 필요한 정대현 사장의 그룹 내 지배력 균형도 높게 맞춰졌다. 이번 합병으로 정도원 회장과 정대현 부회장의 지분율 격차는 줄어들었다. 기존에는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 삼표에 대한 정대현 부회장의 지배력이 11.34%에 불과했다. 그가 최대주주(71.95%)로 있는 에스피네이처의 삼표 지분 19.43%를 포함하면 30.77%로 확대하지만, 정도원 회장(65.99%)과의 지분율 격차는 35.22%에 달했다.
합병 이후에는 달라졌다. 정대현 부회장(5.22%)과 에스피네이처(18.23%)의 통합 삼표산업 지분율을 고려한 정대현 부회장의 삼표산업 영향력은 23.45%로 산출된다. 이를 정도원 회장의 통합 삼표산업 지분율(30.33%)과 비교하면 간극은 약 6.88%로 줄어든다.
지배구조의 틀을 바꾼 이후 정대현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도 사장에서 한단계 격상됐다. 정 부회장의 승진은 그가 삼표시멘트 사장에 오른지 약 4만이다. 일련의 과정을 고려하면 정도원 회장에서 정대현 부회장으로의 승계 작업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이제 시선은 승계작업의 마무리 단계로 쏠린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자사주에 주목한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합병을 거쳐 자사주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승계를 위한) 예비단계라고 의심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자사주 비중이 큰 회사들은 인적분할을 통해 승계 구조를 짜는 경우가 많다. 기존 회사의 자사주에 신설회사의 신주를 배정해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지배주주는 비용 부담 없이 지배력 강화를 이끄는 영향이다.
에스피네이처와 삼표산업의 합병 가능성도 예상해볼 수 있는 그림이다. 에스피네이처는 정대현 부회장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줄곧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축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게 관측돼왔다.
이미 역할론은 적지 않은 모습이다. 에스피네이처는 최근 KDB산업은행 외 4개 기관으로부터 약 1800억원의 차입에 나선 삼표산업을 지원하는 데 나섰 다. 자사가 보유한 삼표시멘트 보통주 512만4821주를 제3자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에스피네이처는 보유한 삼표시멘트 보통주를 담보로 제공해주는 대가로 삼표산업이 보유한 삼표피앤씨 59만9255주를 담보로 제공받았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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