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 [대원제약] ③ 늪에 빠진 사업다각화 시도
입력 : 2023.12.12 17:14:02
제목 : [지배구조 분석] [대원제약] ③ 늪에 빠진 사업다각화 시도
오너 3세, 사촌간 힘의 균형 또는 계열분리 필요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노력에도 건기식·보청기 '완전자본잠식'
에스디생명공학으로 외형 확장 재도전…이번엔 성공할까[톱데일리]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체제를 이어오고 있는 대원제약은 사업다각화를 꾸준히 시도했다. 오너 3세의 경영 참여로 사촌간 영역 구별과 힘의 균형을 위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신규 사업인 '건강기능식품, 보청기' 등의 성과는 요원하다. 건기식 회사 대원헬스케어와 보청기 회사 대원메디테크는 모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상태인 완전 자본잠식상태에 놓여있다.
◆ 실패로 끝난 첫 사업다각화 시도 '보청기사업'
대원제약의 첫 사업다각화는 보청기사업이다. 2010년 세워진 보청기 사업회사 딜라이트를 대원제약이 2011년 인수했다.
하지만 보청기사업은 대원제약 편입 이후 2020년까지 매년 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손실 규모는 2014년 약 3억원에서 시작해, 2015년 11억원, 2017년, 2018년 13억원 등으로 규모가 커졌다. 대원제약은 초기 투자금액(장부상 취득가액) 23억원 전부를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2018년 딜라이트(현 대원메디테크) 장부상 가치를 0원으로 기재했다.
대원제약은 2021년 딜라이트였던 상호를 대원메디테크로 변경하고 보청기사업을 재정비했다. 보청기 사업에 더해 전반적인 의료기기 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도 있었다. 하지만 계속 적자가 이어졌다. 2021년 10억원, 2022년 2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원메디테크의 재무구조도 문제였다. 대원메디테크는 십여년간 적자가 이어지면서 자본총계가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마이너스(-) 68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손실로 인해 잉여금 포함 납입자본금까지 모두 잠식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이른 것이다.

◆ 두 번째 도전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지지부진
다음 타자로 등장한 곳은 대원헬스케어(옛 극동에치팜)다. 대원헬스케어는 건강기능식품 업체로 대원제약이 2021년 5월 인수한 회사다. 현재 주력 제품은 비타민 등 영양제이며 이와 더불어 동물용 오메가3 등 동물용 건강기능식품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대원헬스케어의 영업실적 및 재무 상황도 대원메디테크와 별반 다르지 않다. 대원헬스케어는 2021년 3억6000만원, 2022년 22억4000만원, 2023년 3분기까지 15억73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연이은 순손실로 대원헬스케어의 자본총계 역시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마이너스(-14억원)를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애초에 건기식 사업은 의약품 부문과 양대산맥으로 키워 사촌간 힘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돼 왔다. 대원제약은 창업주 2세인 백승호 대원제약 회장과 백승열 대원제약 부회장의 형제 경영으로 커 온 회사다. 2세 경영에서 3세 경영으로 넘어가면서 형제 경영은 사촌간 경영으로 바뀌었다. 업계에서는 양쪽 집안의 계열 분리를 위해 대원제약이 사업 다각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1편 참고)
특히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오너 3세 중 백승열 부회장의 아들, 백인영 상무가 맡을 사업으로 예견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실제로 대원제약 경영 전반은 오너 3세 중 백승호 대원제약 회장의 아들인 백인환 대원제약 사장이 맡고 있는 반면, 대원제약의 신사업에 해당하는 헬스케어(건기식) 부문은 백승열 부회장의 아들인 백인영 상무가 지난 7월부터 총괄하고 있다.
◆ 에스디생명공학 인수하며 세 번째 '도전'
대원헬스케어의 정상화가 더뎌지면서 대원제약 오너 일가는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을 고려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대원제약은 외형 확대를 위해 추가 M&A 투자 가능성, 원천 기술 개발과 임상 진행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 비용 증가 등 대규모 자금 소요 계획이 존재한다"는 분석을 지난 9월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달 대원제약은 화장품 사업 진출 신호탄을 알리기도 했다. 대원제약을 포함한 DKS컨소시엄은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에스디생명공학 경영권 지분 인수를 최근 최종 마무리했다. DKS컨소시엄은 대원제약을 비롯해 에이스수성신기술투자조합18호, 코이노, 포커스자산운용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세 번째 도전의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에스디생명공학 역시 최근 대규모 적자가 이어진 탓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은 개별 기준 2021년 308억원, 2022년 25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191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정상화 작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업황 흐름상 실적 반등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중국에서 시트 마스크팩으로 한때 호황을 누렸던 기업이다. 하지만 중국의 한국 화장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올해 4월,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 보전을 위해 에스디생명공학이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법정관리를 받고 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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