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흔들까…쿠팡, '파페치' 활용법은
입력 : 2023.12.28 12:23:04
제목 : 백화점 흔들까…쿠팡, '파페치' 활용법은
지난 7월 선보인 '로켓 럭셔리' 활용 가능성…업계 명품 매출 하락세 '관건' [톱데일리] 쿠팡이 세계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하면서 온라인 명품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쿠팡의 행보에 따라 명품 매출 비중이 높은 백화점업계가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쿠팡이 배송 경쟁력을 앞세워 온라인 명품 시장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쿠팡의 미국 모회사인 쿠팡Inc는 5억달러(약 6500억원) 자금을 투입해 파페치를 인수했다. 쿠팡이 글로벌 기업을 인수한 것은 지난 2020년 싱가포르 온라인동영상서비스업체(OTT) 훅을 인수한 데 이어 두 번째다.
파페치는 2007년 영국에서 출범한 명품 플랫폼으로, 샤넬, 루이비통, 입생로랑 등 세계 3대 명품을 포함해 명품 브랜드 400여개가 입점해 있으며, 현재 미국, 영국 등 전세계 190개국에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오프화이트, 팜 엔젤스 등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 의류 기업 뉴가즈그룹을 인수해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하기도 했다.
쿠팡은 파페치 인수를 통해 온라인을 포함해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전세계적인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쿠팡 측은 "쿠팡의 물류 운영 시스템을, 명품 생태계를 이끈 파페치의 선도적인 역할과 결합해 전 세계 고객과 명품 브랜드에 최고의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오프라인 위주인 명품 시장에서 쿠팡이 온라인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세계 최대 온라인몰로 꼽히는 아마존도 과거 '럭셔리 스토어'를 선보이며 온라인 명품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아마존은 '최저가'라는 대표 이미지로 인해 명품 브랜드 입점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 점이 실패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아마존의 실패를 지켜본 쿠팡은 다른 방향을 택했다. 이미 시장에 자리를 잡은 파페치를 앞세워 명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파페치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급성장했다. 부티크와 소비자를 연결해주고 이 과정에서 나오는 중개수수료 대신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선보이면서, 빠르게 업계 입지를 구축했다.
쿠팡은 파페치 인수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한국 온라인 명품 시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기준 17조9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그 가운데 온라인 명품 시장은 지난 2020년 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지난 7월 선보인 럭셔리 브랜드 전용관 '로켓 럭셔리'를 활용하거나, 별도 전용관을 따로 열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쿠팡은 현재 전국 30개지역에 100개가 넘는 물류 센터를 갖추고 있는 만큼, 강점인 배송 경쟁력을 적용해 명품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쿠팡의 행보에 따라 백화점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화점업계 내 명품은 실적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백화점 내 명품 매출은 코로나19 보복 소비 효과로 전체 의 40% 비중까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2조4869억원), 현대백화점(5조141억원) 등은 명품 매출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백화점업체들은 업황 부진에 쿠팡과의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 영향으로 백화점업체는 실적도 하락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롯데백화점은 매출액(2조3720억원)과 영업이익(2680억원)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16.7%가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2952억원)과 현대백화점(2363억원)도 영업이익이 각각 16.1%, 16.8% 줄어드는 등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쿠팡이 명품 시장 성과를 앞세워 상승세 박차를 가할 수 있을 지도 지켜볼 만하다. 쿠팡은 지난해 4분기 분기 매출 7조원을 돌파한 이후 10개월 만에 8조원을 넘어선 것과 함께 지난해 3분기부터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첫 연간 흑자도 눈 앞에 두고 있다. 쿠팡은 올해 1분기 전통 유통강자인 이마트를 매출에서 처음으로 앞서면서, 업계 신흥강자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다만 쿠팡에 불안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한국 시장 내 명품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파페치 인수에 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업체 명품의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은 지난 8월 7.6%로 역신장 한 데 이어 9월(-3.5%)과 10월(-3.1%)에도 감소세가 지속됐다. 올해 들어 명품 매출은 1월을 포함해 4번 하락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명품의 낮은 온라인 침투율 등을 고려했을 때 경기 회복 구간에서 온라인 명품 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파페치는 명품을 소싱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어 쿠팡이 이를 활용해 직접 온라인 명품 판매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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