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기대감에 국제 금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금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돈이 몰리고 있다.
골드바 등으로 현물을 살 수도 있지만 거래 편의성 때문에 ETF를 활용해 주식처럼 금을 거래하려는 투자심리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금 현물 가격을 따라가는 종목이 금 선물 관련 ETF보다 수익률이 월등해 주목받고 있다.
16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국제 금 가격은 이날 기준 1트로이온스당 2049.62달러로, 최근 1년 새 최저점인 지난해 10월 18일 기록한 1926.7달러보다 12.8% 올랐다.
금값은 작년 12월 다소 주춤해졌다가 이후 미국 금리정책 변경에 대한 기대감이 잇따른 데 발맞춰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금을 사는 체감 비용이 커지게 된다. 이 때문에 달러화가 강세일 때는 금값이 떨어지는 반면 달러화가 약해지면 가격이 올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그간 이어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달러값을 끌어올린 탓에 지난해 10월 트로이온스당 2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약세를 면치 못했던 금값은 이후 연준의 금리정책 변화 기류가 커지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규모와 횟수를 각각 총 1.5%포인트, 6차례로 예상하고 있다. 금값 상승세에 맞춰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금 관련 ETF에도 자금이 모이고 있다. 현재 관련 국내 ETF 중 유일하게 금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ACE KRX금현물에는 최근 한 달 새 111억원, 일주일 동안 25억원이 순유입됐다.
수익성도 견고한 편이다. 지난 15일 기준 이 종목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13.55%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한 달간 수익률은 2.71%로 집계됐다. 반면 똑같이 금 ETF로 분류되지만 현물이 아닌 선물을 추종하는 ETF의 수익은 저조하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이 -1.24%에 그치는 등 유사한 금 선물 관련 ETF의 같은 기간 수익률은 최저 -2%대에서 최고 2%대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는 현물 ETF와 달리 선물 종목에서는 들어오는 자금이 거의 없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선물의 특성상 롤오버(선물 계약 만기 시 신규 선물 계약) 비용이 부과된다"며 "비용 부담 때문에 현물 종목에 비해 수익률이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에도 금 현물에 투자하는 ETF들이 상장돼 있다. 2004년 선보인 미국 최초의 현물 금 ETF인 'SPDR 골드 셰어스'(GLD)가 대표적이다. 구성 종목에 금 100%가 담긴 이 ETF의 수익률은 최근 1년간 8.76%, 1개월간 3.74%로 금 현물 가격 변동을 거의 그대로 따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