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분투칼럼] 민주콩고 M23 반군의 동부 장악…한국의 핵심광물 확보전략
김광수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장
우분투추진단
입력 : 2025.07.15 07:00:03
입력 : 2025.07.15 07:00:03

[김광수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투치족 반군 'M23'은 2025년 현재 북키부와 남키부의 주요 도시를 점령했다.
이에 따라 민주콩고의 영토 주권과 국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들의 군사적 확장은 민주콩고 동부지역과 대호수지역 불안정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엔은 르완다군이 M23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며, 무기까지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M23이 군사행동을 통해 동부지역을 장악하려는 전략적 목적과 의도에 대한 다각적 분석이 필요하다.
M23은 올해 1월 27∼28일 양일간의 공세로 북키부 주도 고마를 점령한 데 이어, 2월 16일에는 남키부 주도 부카부까지 장악했다.
2월 18일에는 키부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우비라로 가는 관문인 카마뇰라까지 점령했다.
이번 M23의 공격은 3년 전과 비교해 매우 빠르게 전개됐으며, 민주콩고 동부 전역을 장악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제작 양진규]
M23이 국경 도시 카마뇰라를 점령함에 따라 부룬디와 직접 국경을 접하는 형태로 대치하게 됐다.
이는 민주콩고를 지원하는 부룬디와의 충돌로 전쟁이 확대될 수 있는 국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마뇰라는 부룬디의 상업 수도 부줌부라에서 민주콩고의 루붕기, 상게, 우비라로 가는 중요한 전략 지역이다.
또 카마뇰라는 부룬디와 민주콩고의 가툼바-카빔비라 국경에서 약 75㎞ 떨어진 전략 요충지다.
지난 4년 동안 극심한 연료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부룬디가 이곳을 통해 연료를 공급받고 있다.
M23이 북키부 주도 고마 북쪽 부템보까지 진격하자 키부 지역이 최종 목표가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르완다의 영토 확장 야망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
M23이 킨샤사(민주콩고 수도)까지 진군하겠다고 위협한 후 민주콩고 북중부의 키상가니와 남부의 광산 도시 루붐바시는 이미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M23이 광물이 풍부한 키부 지역 전역(12만4천㎢)을 지속해서 통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르완다가 실질적으로 자국 면적의 약 5배에 달하는 새로운 영토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키부 지역은 대한민국 면적(10만432㎢)보다도 더 크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민주콩고 동부지역 분쟁과 폭력 원인은 민족집단 간 경쟁으로 자주 묘사되고 있다.
하지만 민족집단의 경쟁을 '도구'로 이용한 것이 더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1998년에 발발한 제2차 콩고 내전(∼2003년)은 자원에 대한 탐욕이 주요한 배경으로 지목되곤 한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우간다와 민주콩고의 군 지휘관과 정치 지도자, 그리고 비양심적인 기업가가 결탁해 소위 '엘리트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엘리트 네트워크는 민주콩고 동부지역의 콜탄·다이아몬드·금·원목을 약탈하고 지역 경제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트워크는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했다.
제2차 콩고 내전 당시 르완다와 우간다는 자원 약탈 의도를 감췄다.
르완다와 우간다는 비밀리에 민족집단을 기반으로 한 무장 조직을 지원하고 필요할 경우 이들을 이용했다.
이 무장 조직 간의 전투는 대부분 결정적인 승리나 패배로 이어지는 전면전을 선호하지 않았다.
이들의 전략은 지역 불안정을 유지하면서 대규모 약탈을 가능하게 하는 군사화에 목적이 있었다.
M23은 투치족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는 현재 르완다의 정치·경제·안보 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결됐다.
M23은 동부 아프리카 불안정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의 군사 활동은 '분쟁 광물'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됐다.
2024년 4월 M23은 민주콩고 동부에서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콜탄 광산 중 한 곳인 루바야를 점령했다.
루바야는 연간 1천톤(t)이 넘는 콜탄을 생산한다.
이는 전 세계 공급량의 15%, 민주콩고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23은 루바야를 차지하자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행정체계를 수립했다.
채굴자와 상인에게 허가서를 발급하고 각각 25달러(약 3만4천원)와 250달러(약 34만원)의 연회비를 부과했다.
M23은 광산 노동자의 임금을 두 배로 올려 그들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콜탄 1㎏당 세금 7달러(약 9천500원)를 부과해, 루바야에서 콜탄세 수입으로 한 달에 약 80만달러(약 10억8천만원)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 보고서는 콜탄이 르완다를 경유해 국제 시장으로 수출되는 과정을 통해 대호수지역 광물 공급망의 작동방식을 보여준다.
유엔 전문가 그룹은 M23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르완다가 글로벌 공급망을 담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M23은 루바야를 점령하기 전부터 이미 콜탄 사업에 관여해 도로를 봉쇄하고 통행세를 부과했다.
광물 거래의 상당 부분은 르완다로 가는 M23 통제 구역을 거쳤다.
르완다는 민주콩고 동부지역의 불안정으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다.
르완다로 수출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이 같은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르완다 루시지 지구의 창구구 국경에서 민주콩고 부카부로 가는 국경을 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중국 트럭과 물자들.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에 도착한 차량을 운전사가 부카부까지 운반한다.[김광수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수출입 통계는 우간다와 르완다가 분쟁 광물 유통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우간다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금은 상당 부분이 민주콩고에서 채굴된 것이다.
또 2019년 기준 전 세계 콜탄 생산량의 40%는 민주콩고에서 나왔지만, 실제 대량 수출은 르완다를 통해 이뤄졌다.
민주콩고는 세계 최대 콜탄 생산국임에도 수출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매장량이 거의 없는 이웃 국가 르완다와 우간다, 부룬디가 각각 3위, 9위, 11위의 콜탄 수출국에 이름을 올린 사실은 분쟁 광물 유출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민주콩고는 구리와 코발트, 다이아몬드, 콜탄, 금 등이 채굴되고 있다.
특히 전략적 자원인 핵심광물이 풍부하다.
민주콩고의 카탕가와 이웃한 잠비아를 관통하는 구리 벨트(Copper Belt·중앙아프리카의 구리 생산지대로 잠비아와 민주콩고의 국경지대에 위치)에 게카마인 광산이 있다.
이 광산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발트와 구리가 매장돼 있다.
기술 발전과 국제 시장의 수요는 민주콩고 동부지역의 자원 착취와 분쟁의 양상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2000년께 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콜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광산 채굴 붐이 일었다.
이는 심각한 환경 피해와 함께 지역 내 분쟁을 더 격화시켰다.
한편 일본과 서유럽에서 납 사용을 제한하는 법이 제정됨에 따라 주석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다.
민주콩고의 광물자원은 전쟁을 지속시키는 원동력이자 평화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콩고의 자원에 대한 탐욕은 역사적으로 폭력과 분쟁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또 동부지역에서 무장 조직이 준동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무장 조직은 주석, 탄탈룸, 텅스텐, 금 등 4가지 주요 광물을 거래함으로써 매년 약 1억8천만달러(약 2천440억원)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민주콩고 동부지역에서 반복되는 분쟁과 천연자원의 불법적인 개발 사이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이 지역에서 나오는 광물자원은 르완다와 우간다, 부룬디를 포함한 인접 국가를 통해 수출하고 있다.
특히 우간다와 르완다는 민주콩고로부터 광물을 밀수해 직접적인 이익을 얻고 있다.
광물자원은 주로 동아시아, 특히 말레이시아와 태국, 중국과 인도로 선적돼 수출된다.
이곳에서 제련된 광물자원은 다국적 기업에서 구매한다.
다국적 기업은 이러한 유통망이 불법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낮은 가격으로 자원을 확보할 수 있어 거래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술 발전의 이면에는 선진국이 민주콩고 동부지역의 분쟁 광물을 구매함으로써 무력 충돌에 자금을 대는 셈이다.

민주콩고 콜웨지 구리 광산에서 선별작업을 하는 구리 원석.구리 함유량이 약 30∼60%인 경우에 푸른색 또는 청록색을 띤다.[김광수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마이클 클라레는 저서 '21세기 국제자원 쟁탈전: 에너지의 새로운 지정학'에서 오늘날 아프리카를 매력적으로 만든 이유는 중요한 자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2024년 2월, 르완다와 중요 광물에 대한 또 다른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시기는 M23의 영토 확장이 한창이던 시점이다.
이 협정은 EU가 2024년까지 2천만 유로(약 318억원)를 추가로 제공해 르완다군이 모잠비크 북부의 군사 활동을 지원하도록 했다.
모잠비크 북부에서 르완다 군은 프랑스 토탈에너지의 활동을 위협하는 이슬람 반군 집단을 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960년대 중반 미국은 자이르(현재의 민주콩고)의 모부투 독재정권을 지원하고 30년 이상 현지 광물에 접근할 수 있었다.
2010년 7월 미국은 민주콩고 유엔 전문가 그룹의 권고에 따라 '도드-프랭크법'(Dodd-Frank Act)을 제정했다.
이는 분쟁 광물 구매를 제한하는 조치였다.
해당 법안은 민주콩고와 인접 국가의 광물 밀집 지역과 교역로, 무장세력이 통제하는 지역에 대한 지도를 작성하고 기업의 광물 구매를 제한하도록 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의 새로운 경쟁자 중국은 2008년 구리와 코발트를 채굴하는 대가로 도로, 철도, 병원, 학교, 두 개의 대학을 건설하는 자원-인프라 교환 계약을 맺고 민주콩고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캐나다는 아프리카 광업 부문에서 초강대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2004년 전문가 패널은 천연자원 불법 착취와 관련해 민주콩고가 전쟁을 하는 동안 캐나다의 9개 기업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지침을 위반한 혐의를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캐나다 전체 투자의 91%가 아프리카의 8개 국가에 집중되고 있다.
그중 남아프리카공화국(25.6%)과 민주콩고(17.8%)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23년 2월 27일 핵심광물 확보전략을 발표했다.
전기차와 이차전지, 반도체 분야 공급망 안정화에 우선 필요한 10대 전략 핵심광물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그리고 5종의 희토류를 선정했다.
핵심광물은 가격 변동성과 공급 불안정성이 크다.
위기 상황에서는 국내 산업과 경제 전반에 중대한 파급효과를 미친다.
이에 따라 경제 안보 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의 자원동맹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아프리카 진출과 관련, 위험요인이 크다는 이유로 투자와 진출이 어렵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미국, 중국, 캐나다 등 다른 국가의 사례를 볼 때 타당한 이유가 되기 어렵다.
아프리카의 전략광물 확보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장기 진출 전략을 마련하고, 주요 파트너국과 공동 프로젝트 추진도 병행해야 한다.
※외부 필진 기고는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김광수 교수 현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장, 남아프리카공화국 노스웨스트대 박사, 저서 '서아프리카 역사 이해' 등 45권 집필, 한국연구재단·한국국제협력단(KOICA)·문체부·외교부 등 각종 기관의 강의·연구자로 활동.
afrikaans@hufs.ac.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펩트론(087010) +18.89%, 디앤디파마텍 +17.14%, 블루엠텍 +12.55%, 인벤티지랩 +6.71%, 일동제약 +4.46%
-
2
팸텍(271830) 소폭 상승세 +5.80%
-
3
인기검색 20종목
-
4
니케이지수(일본) : ▲26.76엔(+0.07%), 39,486.38엔 [오후장출발]
-
5
원/달러 환율 : 1,382.6원(▼0.4원)
-
6
상해종합지수(중국) : ▼32.77P(-0.93%), 3,486.88P [전장마감]
-
7
한솔로지스틱스(009180) 소폭 상승세 +4.31%, 7거래일 연속 상승
-
8
1억원 이상 매도체결 상위 20 종목(코스닥)
-
9
마이크로디지탈(305090) 소폭 상승세 +4.61%
-
10
자람테크놀로지(389020) 소폭 상승세 +5.34%, 4거래일 연속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