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ELS 판매 금지까지 검토"

최희석 기자(achilleus@mk.co.kr),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입력 : 2024.01.29 17:54:35 I 수정 : 2024.01.30 10:24:32
금융위원장, 제도개선 시사





금융당국이 은행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금지를 검토할 뜻을 내비쳤다.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서 "은행에서 위험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은행·증권사에 대한 검사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후속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홍콩 ELS 사태를 언급하면서 '은행에서 ELS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질의하자, "검사 결과를 봐서 필요한 제도 개선 사안을 마련하겠다"며 "ELS뿐 아니라 금융투자상품은 다 위험하다. 종합적으로 봐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달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만기 상환 금액은 9172억원이며 2월은 1조6586억원이다. 이어 3월은 1조8170억원, 4월은 2조5553억원 규모 ELS 만기가 도래한다. 최근 H지수가 일부 반등하면서 손실이 소폭 줄어들 전망이지만 H지수가 극적으로 반등하지 않는 한 수조 원대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ELS판매사 검사 2월 완료 부동산 PF 연착륙에 최선"

 금감원은 지난해 11~12월 홍콩H지수 ELS의 주요 판매사인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과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투자·키움·신한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에 대해 판매 실태를 확인하는 현장 및 서면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8일부터는 KB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 등에 검사 인력을 파견했다. 검사 결과는 다음달 나올 예정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김종민 의원이 "홍콩 ELS 피해자 배상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하자 "금감원 검사를 진행 중인데, (그런) 포인트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그런 부분을 충분히 감안해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 등이 위험 고지를 충분히 했는지 보고 있냐"는 강훈식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문제 제기한 부분을 유념해서 봐야 한다"면서 "여러 자원을 투입해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PF 부실 우려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이 공히 질서 있는 연착륙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양정숙 무소속 의원의 "부동산 PF 대책이 있냐"는 질의에 "질서 있는 연착륙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안되면 터지는 것이다. 어디 한 군데가 큰 게 터져서 시장 분위기 때문에 도미노 현상으로 다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연착륙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또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증거가 있었으면 당연히 기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LS와 같은 고난도 상품(원금의 20% 이상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에 대한 은행권 판매 중단 카드는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사태 때도 거론된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판매 금지를 결정했지만 은행들이 투자자 보호 등을 약속하면서 결정을 선회하기도 했다.

 이날 은행권에서는 선제적으로 ELS 판매를 중단하는 조치가 나왔다. 하나은행은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 은행 비예금상품위원회가 내놓은 판매 중단 권고를 수용한 결과다. 하나은행은 향후 상황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을 한 후 판매 재개를 검토할 예정이다.

[최희석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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