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 지분을 매입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고, 최대 25% 공개매수를 선언하면서 SM, 하이브, 카카오 등 엔터 관련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SM 주가는 10일 하루 만에 16.45% 폭등해 11만4700원까지 치솟았다.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에 근접한 것이다. SM 주가는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들어서만 무려 49.5%나 올랐다. 깜짝 인수를 발표한 하이브 주가는 엔터 공룡 탄생 기대감에 장 초반 5% 급등했으나, 인수자금 부담과 신주 발행 등 자금 조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51%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3월 주주총회 때 카카오를 등에 업은 현 경영진과 이 전 총괄 지분을 사들여 최대 주주에 오른 하이브 측과 표 대결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하이브와 이 전 총괄의 연합 논의는 지난 7일 카카오에 대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공시 후 급물살을 탄 것으로 파악된다. SM 고위 관계자는 "카카오의 지분 확보는 단순 사업 제휴로 볼 수 없는 측면이 많고, 이 전 총괄의 지분이 희석된다"며 "이 발표가 있은 뒤 방 의장과 이 전 총괄 간 논의가 급진전됐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지분과 소액주주 지분을 주당 12만원씩에 사들여 39.8%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 공개매수 성공 시 총 매입 대금은 7172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 측이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하이브가 SM 경영권을 위한 지분 확보를 가시화하자 카카오 측에서도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는 앞서 제3자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매입을 통해 SM 지분 9%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사업협력 목적으로 투자했으나 엔터 업계 경쟁사 하이브가 뛰어들며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 변수는 이 전 총괄 측이 카카오에 대한 SM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이 위법하다고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다.
주총일인 3월 6일 이전에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하이브와 이 전 총괄 측이 유리해진다. 반대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카카오 측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 공개매수 대결로 가더라도 하이브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카카오가 주당 9만1000원으로 SM 주식을 받아간 데다 최근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자금이 풍부해 공개매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서도 "하이브는 14%대에서 출발하고 카카오는 9%대에서 출발하게 돼 시작점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하이브는 최대한 인수 시너지 측면에서 명분을 강조하는 반면, 반대쪽은 이 전 총괄이 영향력을 행사하면 회사에 변화가 없고 과거 기득권에 따른 손실이 발생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표심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컴투스가 쥐고 있는 SM 지분 4.2%도 경영권 분쟁의 향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시장에선 컴투스가 얼라인 측보다 이 전 총괄 측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