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에 꽃다발 못사겠어요”…꽃값 치솟자 중고거래 눈에 띄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입력 : 2023.02.12 11:48:59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꽃도매상가 모습. [이상현 기자]


13일 딸의 졸업식을 앞둔 김윤선씨(가명)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름 괜찮은 꽃다발을 2만원에 샀다. 김씨는 “아무리 대목이라고 하지만 졸업식 사진을 위해 5만~6만원을 주고 꽃을 사기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근마켓을 비롯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꽃다발 중고거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생화를 구매한 뒤 사진 찍는 용도로만 활용하고 2만~3만원대에 되파는 식이다. 비누 등 조화로 만들어진 꽃다발도 눈에 띈다.

졸업식 시즌과 밸런타인데이 등 꽃다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지난해보다 꽃 가격이 크게 올라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내달 초 입학식 때까지는 꽃값이 고공행진 할 것이란 인식이 확산하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꽃다발 중고거래’가 확산되고 있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4~10일 서울 양재동 aT 화훼공판장에서 장미 경매가격은 1단에 하루 평균 1만2733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6894원)보다 84.7% 오른 가격이다.

꽃다발을 만들 때 장미와 더불어 흔히 쓰이는 안개꽃은 1단에 하루 평균 1만3072원을 기록했다. 전년(9150원)보다 42.9% 오른 수준이다. ‘봄을 알리는 꽃’으로 꼽히는 프리지어 역시 1단에 2705원으로 지난해 보다 30.6% 상승했다.

도매가가 오르면서 소매가도 덩달아 영향을 받았다. 팬데믹 기간 비대면으로 이뤄지던 졸업·입학식이 일제히 대면으로 전환하면서 꽃 수요가 증가한 데다 연초부터 난방비와 기름값이 올라 생산비가 크게 오른 까닭이다.

오프라인 점포나 상품의 형태 등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꽃다발 가격은 대체로 4만~6원만대에 형성되어 있다. 온라인으로 주문할 경우 한 다발이 5만원을 뛰어넘는 것은 예삿일이고, 비싸게는 10만원 가까이 책정되기도 한다.

연중 꽃다발 수요가 가장 높은 시기 중 하나지만 지출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곡소리’가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난방비 인상이 시설원예 농가의 경영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 어버이날·스승의날 등이 있는 오는 5월께에는 꽃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식과 포장재 등 자재 가격이 오르는 것도 꽃다발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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