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진 aT 사장 “전투기로 나라 지키듯...식량안보 대비책 세워야”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입력 : 2023.02.12 14:00:00
입력 : 2023.02.12 14:00:00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인터뷰
“사장 되면 하겠다 했던 것 상당부분 실천 보람”
“사장 되면 하겠다 했던 것 상당부분 실천 보람”
<약력> △1953년 전북 부안 출생 △전주고 △경희대 치의학 학·석·박사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치과 주치의 △제17·18·19대 국회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aT 사장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2021년 3월 취임 이후 쉴새없이 달려왔다”며 “사장이 되면 하겠다고 면접 때 밝혔던 것 중 상당 부분이 실천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3선의 정치인 출신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무형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 배경이다.김 사장이 사장 면접때 밝혔던 핵심 단어는 △디지털 △식량안보 △탄소저감 △K푸드로 정리된다. 그는 “취임 전부터 앞으로는 농수산식품 쪽에서도 디지털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데이터 기반을 강화해 공공급식 통합플랫폼과 온라인 경매 등 온라인 거래를 활성화하고, 농수산식품 가격예측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공사가 운영하는 공공급식 통합플랫폼 거래액이 2020년 1조8000억원에서 작년 3조4000억원으로 2년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그 혜택이 어린이와 학생, 군인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임 직후부터 디지털에 전력
온라인 급식거래 2년새 2배
송아지도 온라인으로 첫 거래
심지어 송아지를 처음으로 온라인 경매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송아지의 사진과 영상 등 정보를 온라인 경매시스템을 통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송아지를 거래했다”며 “국내에서 살아 있는 송아지를 온라인으로 거래한 것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살아 움직이는 가축을 온라인 거래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고 했지만 창의적인 직원들이 성과를 만들어 냈다”고 덧붙였다.온라인 급식거래 2년새 2배
송아지도 온라인으로 첫 거래
김 사장은 식량안보를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공사 본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사 설립 목적에는 농축수산물의 가격 안정과 유통 개선을 통한 수급 안정이 명시돼 있다”며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러시아간 전쟁 등 충격에도 안정적인 먹거리 수급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우리가 국방안보를 위해 평소에는 쓰지 않으면서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전투기와 탱크,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듯이 식량도 위기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량·식품 종합가공 콤비나트’ 아이디어 제기
“새만금 앞 천혜의 항만 배후용지를 활용하자”
그는 “많은 국민들이 돈만 있으면 언제든지 해외에서 식량을 조달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초기 곡물 생산국들이 자국 식량의 해외 수출을 금지시킨 것에서도 확인되듯이 위기 때는 상황이 돌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새만금 앞 천혜의 항만 배후용지를 활용하자”
김 사장이 취임 직후부터 새만금에 ‘식량·식품 종합가공 콤비나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이 바로 이것이다. 천혜의 새만금 항만 배후용지에 곡물 물류·저장시설과 식품 가공공장을 갖춘 기지를 건설하면 위기가 닥쳐도 식량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아이디어다. 김 사장은 “일본은 민간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이미 6곳 이상의 주요 항만에 대규모 콤비나트 시설을 두고 있음을 작년에 확인하고 왔다”며 “다행히도 콤비나트 타당성 검토를 위한 정부 예산이 반영되는 성과를 얻었지만 좀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런데 탄소 저감 활동에 그가 막대한 관심을 갖는 배경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지구촌이 극심한 가뭄이나 대규모 홍수 등 재난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농축수산물의 안정적인 생산에 많은 위협을 받고 있다”며 “이는 기후변화가 먹거리 수급 안정에 있어서 최대 리스크라는 것이어서 공사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먹거리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 배출량의 31%를 차지한다는 유엔(UN) 분석이 있지 않냐”며 “먹거리의 생산과 유통, 가공, 소비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공사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취임 이후 저탄소·친환경 인증 농축산물과 로컬푸드로 식단을 구성하고, 가공 처리 때 버려지는 농수산식품 폐기물을 최소화하자는 ‘그린푸드 데이’ 캠페인에 역점을 둬온 이유다.
김 사장은 최근들어 전 세계적으로 K푸드가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농수산식품 수출 확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는 “산지의 통합 조직화 확대와 수출 유망기업 발굴·육성, 해외 판촉·홍보·물류 지원 등을 통해 작년 120억달러였던 농수산식품 수출액을 올해는 135억달러로 늘리려고 한다”며 “장기적으로 농수산식품 수출 1000억달러 시대를 열기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약력>
△1953년 전북 부안 출생 △전주고 △경희대 치의학 학·석·박사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치과 주치의 △제17·18·19대 국회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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