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11조원을 태워?”...동학개미 환호하게 한 소식은
강민우 기자(binu@mk.co.kr)
입력 : 2023.02.12 14:39:50
입력 : 2023.02.12 14:39:50
국내 상장 기업들이 소각한 자사주 규모가 지난 3년여간 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환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에 이어 소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주가 소각되면 자본금이 줄어들어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를 낸다.
1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2020년부터 이달 10일까지 3년여간 국내 상장사(유가증권·코스닥)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과 지난해 자사주 소각 금액은 각각 2조5407억원, 3조1350억원이었고, 공시 건수도 같은 기간 32건에서 64건으로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자사주 소각 금액은 4조원 수준으로 연간 기준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공시된 자사주 소각 건수는 11건으로 금액은 1조272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힌 기업에는 현대차(3154억원) KB금융지주(3000억원) 메리츠화재(1792억원) 신한지주(1500억원) 하나금융지주(1500억원) 등 호실적을 올린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포함됐다. KT(1000억원) 풍산홀딩스(86억원) 등도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혔다.
코스닥 시장에선 와이엠씨(32억원) 하이록코리아(99억원) 지인비에스엔지니어링(22억원) 등이 자사주 소각 공시를 냈다.
약세장에서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소각 공시가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자사주 소각 공시는 전년인 2021년 대비 두 배로 늘었는데, 2021년을 기점으로 증시가 하락세로 전환하자 주가 부양책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요구를 기업이 외면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기업이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고 이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국내의 경우 기업들이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 등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 관행으로 자리잡은 미국 등 선진국과 다른 점이다. 미국은 자사주를 매입 즉시 시가총액에서 제외하도록 제도를 두고 있다.
김우진 서울대 교수는 “기업가치 측면에서 자사주 보유가 많은 그룹은 자사주 보유가 적은 그룹보다 기업가치가 낮다”며 “자사주 매입이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최종적으로 소각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주주환원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 등을 위한 자사주 소각이 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져야 지배주주의 자사주 남용 가능성을 줄이고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자사주 소각 여부가 주주환원 정책의 결정적인 변수이자 주가 저평가를 탈피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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