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 [부광약품] ① 끊어진 창업주 공동 경영 체제

입력 : 2023.02.14 09:20:10
제목 : [지배구조 분석] [부광약품] ① 끊어진 창업주 공동 경영 체제
실탄 부족한 가운데 2세 승계…지분율 낮아지고 공동경영도 '흔들'

[톱데일리] 부광약품 공동 창업주 2인의 색채가 옅어지고 있다. 튼튼하게 유지하던 공동 경영 체제가 승계 과정에서 2세들에게 원활히 넘어가지 못한 탓이다. 회사의 정신이자 뿌리였던 두 창업주 일가의 지분율은 물론 영향력마저 과거 보다 크게 줄었다.

부광약품은 1960년 설립된 부광상사(이후 부광약품공업으로 사명변경)를 김동연 부광약품 회장과 고(故) 김성률 부광약품 명예회장이 1973년 공동 인수하면서 만들어졌다.

2000년대 초반, 두 창업주 일가의 특 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거의 비슷했다. 2000년 기준 고 김성률 명예회장 외 3인이 28.01%, 김동연 회장 외 3인이 27.45%의 지분을 각각 보유했다. 양쪽 집안의 지배력을 합하면 50%가 넘었으며, 두 집안의 지분율 차이는 0.6%에 불과했다.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견고하게 유지해 오던 지배구조는 2006년 김성률 명예회장의 타계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현금이 부족한 가운데 지분 상속이 이뤄지면서 고 김성률 명예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상당 부분 증발했다. 2007년과 2008년 두 해에 걸쳐 고 김성률 명예회장의 자녀인 김재환, 김경환씨 등은 보유 지분 약 6%를 장내 매도했다.

이로 인해 한동안 김동연 회장 일가가 지배력 측면에서 우위에 섰다. 김동연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20%대가 훌쩍 넘는 데 반해, 고 김성률 명예회장 일가는 차남 김기환씨(5.5%)와 고 김성률 명예회장의 동서인 정창수 부광약품 부회장(11.8%) 지분을 합한 17%대에 그쳤다.

하지만 김동연 회장 일가도 승계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김동연 회장이 보유 지분을 김상훈 사장 등 2·3세들에게 증여했지만, 수증한 인물들이 수년간 꾸준히 지분을 매도했다. 김동연 일가 역시 승계 과정에서 지분율이 6%가량 증발했다.

게다가 이 시점에 공동 경영 체제가 무너지면서 최대주주의 지배력은 더욱 축소됐다. 고 김성률 명예회장의 차남 김기환씨가 부광약품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 고 참고서류를 통해 현 경영진이 제시한 일부 안건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제기하면서 양쪽 집안을 둘러싼 잡음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후 김기환씨는 지속적으로 부광약품 지분을 매도해 지분율을 4%대로 줄였고, 2019년부터 5% 지분 공시 의무에서도 자유로워졌다. 고 김성률 명예회장 쪽 인물이자, 부광약품의 단일 최대주주였던 정창수 부광약품 부회장 역시 2020년 4%가량의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지분율이 12.46%에서 8.5%로 낮아졌다.

공동 경영체제가 사실상 해체되고 김동연 회장 일가의 지분율마저 줄어들면서 2021년 말 기준 부광약품 최대주주(김동연 회장 등)의 지분율은 21.6%에 머물게 됐다. 통상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지분율이 20%를 훌쩍 넘거나 30%대 이상은 돼야 최대주주가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여긴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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