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든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 올 첫 플러스

김태성 기자(kts@mk.co.kr)

입력 : 2024.02.21 17:24:38 I 수정 : 2024.02.21 17:42:46
연초 -9%까지 떨어졌다가
한달 만에 0.01%로 올라서
밸류업 효과로 저PBR주 상승
금융·고배당주ETF 반전 견인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하던 국내 주식형 펀드가 한 달 반 만에 손실의 늪에서 벗어났다. 정부가 오는 26일 발표할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가 선반영되면서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수익률 회복에 맞춰 관련 펀드에 투입되는 자금도 늘어나는 추세다.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국내 주식형 펀드 1015개는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이 지난 20일 기준 0.01%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주식 시장 기준으로는 해가 바뀐 뒤 34거래일 만에 마이너스 수익에서 벗어난 것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자산 총액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며 이 중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3분의 2 이상인 펀드를 말한다. 단기성 자금이 몰리는 머니마켓펀드(MMF) 다음으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공모펀드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축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는 연초 대비 -1~-2%대 수익률을 보이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다 1월 3일부터 8거래일 연속 코스피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이에 맞춰 가파르게 떨어졌다. 같은 달 11일 -4.33%, 16일 -5.32%를 거쳐 급기야 18일에는 연 저점인 -8.97%까지 내려갔다. 전날인 17일 코스피가 올해 들어 최저인 2435.90까지 떨어지며 국내 주식에 베팅하는 펀드 평균 수익률도 끌어내렸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정부가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를 중심으로 기업가치 개선 노력을 하도록 유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도입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다. 1월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공개하면서 제도 도입 시 수혜가 예상되는 저PBR주를 중심으로 나타난 주가 상승세가 펀드 수익률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달 초에는 연초 대비 수익률이 -3~-4%대로 회복됐고, 이어 20일에는 플러스 수익률로 돌아섰다.

유형별로는 코스피를 비롯한 국내 증시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주식형의 수익률 회복세가 운용 과정에서 펀드매니저 재량이 상대적으로 더 반영되는 액티브 주식형보다 컸다.

지난달 18일 -9.70%에 달했던 국내 인덱스 주식형 펀드 462개의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은 이달 20일 -0.18%로 이 기간 9.88%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기간 액티브 주식형 수익률은 9.44%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약세에 맞춰 쪼그라들었던 국내 주식형 펀드 순자산총액(AUM) 규모도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복구됐다. 작년 말 67조2063억원이던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 AUM은 펀드 수익률이 올해 들어 바닥을 찍은 지난달 18일 62조5355억원으로 급감했지만, 이달 20일에는 69조393억원으로 올랐다.

주식형 펀드 수익률의 플러스 반전을 주도한 것은 금융주와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ETF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보험주에 투자하는 KODEX 보험이 20일 기준 연초 대비 18.2%,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과 KBSTAR 200금융은 같은 기간 각각 17.89%, 17.01% 수익률을 기록했다.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돼 상한가 행진 중인 신성델타테크(구성 비중 12.6%) 영향으로 HANARO Fn친환경에너지 수익률은 이 기간 17.05%에 달했다.

금융지주사와 은행, 카드, 통신 등 업종별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골고루 담은 KOSEF 고배당도 12.51% 수익률을 기록하며 전체 펀드 수익 상승에 기여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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