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시장 통한 '리스크 관리' 늘었다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입력 : 2024.02.27 17:35:38 I 수정 : 2024.02.27 19:24:33
올해 미결제약정 최대 규모
투기성 낮아지고 헤지는 늘어
개별주식선물·통화선물거래↑






파생상품시장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점점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특성으로 인해 '투기장'이라는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헤지(위험회피)'라는 시장의 본래 취지가 부각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생상품시장의 올해 일평균 미결제약정 수량은 1204만계약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파생상품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56조원으로 전년(59조원)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결제약정 수량은 늘었다.

일간 미결제약정 수량은 지난 23일 1426만계약으로 2021년 6월 9일(1410만계약) 이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미결제약정이란 매수나 매도 포지션을 취한 상태에서 청산되지 않고 남아 있는 계약을 말한다. 리스크 관리에 목적을 둔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위험관리를 위해 포지션을 청산하지 않고 가져가는 경향이 있다.

지난 10년으로 넓혀 살펴보면 2014년 일평균 미결제약정은 273만계약에 불과했지만 10년 만에 341% 늘어났다. 파생상품이 효과적인 리스크 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전체 거래량이 늘어나며 미결제약정 수량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회전율도 낮아져 주목된다. 일평균 미결제약정 수량 대비 거래량을 계산한 회전율은 2014년 1.01에서 2020년 0.9로 떨어졌고 올해는 0.79로 집계됐다.

회전율이 낮을수록 투기성이 낮은 시장이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경우 지난해 평균 회전율은 약 0.22로 나타났다. 미결제약정 수량이 일평균 거래량의 약 5배였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개별주식선물의 미결제약정 수량도 급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 23일 기준 개별주식선물의 미결제약정은 약 966만계약으로 지난해 말 672만계약 대비 44%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공매도 금지 이후 주식 선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선물의 경우 양방향 매매가 가능해 하락장에서도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개별주식선물을 통해 각 주식 종목의 가격 하락 방어와 매도 진입까지 직접적으로 할 수 있어 공매도의 대안으로 활용된다.

공매도 금지 이전인 지난해 10월 5일부터 11월 6일까지의 1개월 평균 미결제약정 수량은 527만계약이었다. 이달 옵션 만기일 직전 1개월인 올해 1월 9일부터 2월 8일까지의 미결제약정 수량은 평균 709만계약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기관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환 위험 헤지를 위한 통화선물 거래가 늘면서 미결제약정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통화선물 거래대금은 5조8000억원 수준에서 올해 6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거래량이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 엔선물의 경우 일평균 미결제약정 수량도 지난해 1만9900계약에서 올해 3만3000계약으로 67% 대폭 늘어났다. 엔저 현상에 따른 엔화 관련 상품 직간접 투자가 늘어나며 환율 위험 헤지 수요 물량이 유입된 영향이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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