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인공지능(AI)용뿐만 아니라 범용(레거시) 반도체에 대해서도 중국을 견제할 조짐을 보이자 중국 반도체 관련주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중 갈등 리스크에도 지난달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증권당국 수장을 교체해가며 자국 증시 살리기에 나선 데다 오는 4~5일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 양회에서 반도체 지원책이 나오면 주가가 더 반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국내 증시에서 중국 반도체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티커 396520) ETF는 전날보다 1.47% 올라 51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일 4320원으로 떨어진 뒤 한 달 만에 20% 반등했다.
다만 올해 연중 기준으로는 약 7% 하락한 상태다. 미국 반도체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381180) ETF가 같은 기간 13%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최근 중국에서는 첨단 반도체 외에 레거시 반도체 지원도 강조하는 분위기다. 미국이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반도체 관련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나선 가운데 중국은 '반도체 굴기' 돌파구를 찾는 차원에서 레거시 반도체에 힘을 쏟고 있다. 레거시 반도체는 28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상으로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에 널리 쓰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7일 상하이시가 중국 최대 파운드리이자 국영기업인 SMIC 생산공장 두 곳과 화웨이의 16개 프로젝트에 지역 정부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전했다.
한편 투자자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 국정연설에서 중국 견제를 위해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의 미국 내 공장 건설자금 지원을 발표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