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용 빅데이터 업체 정부 매출 전년비 23% 쑥 4분기 주당순익 예상 넘어서 AI 수요 늘며 국내서도 관심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뉴욕 증시에 상장된 미국 빅데이터 스타트업 팰런티어테크놀로지스가 지난해 4분기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는 소식에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17% 상승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정규장에서 팰런티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1달러(1.33%) 상승한 7.61달러에 거래를 마친 뒤 실적 발표가 이어진 시간외거래에서 17% 상승한 8.8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팰런티어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을 뿐만 아니라 분기 기준 처음으로 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이날 팰런티어는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0.04달러를 기록해 월가 예상치였던 0.03달러를 넘어섰고, 매출도 5억9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였던 5억313만달러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이자 가장 비밀스러운 기업이라고도 불리는 팰런티어는 주로 미국 국가기관을 대상으로 정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투자자들도 팰런티어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2020년 12월부터 2021년 5월까지 팰런티어는 국내 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 3위에 올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이후 연말까지도 팰런티어는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 42위였다.
정보기관용 솔루션으로 범죄 움직임 등을 감지하는 '팰런티어 고담', 일반 기업용 서비스로 기업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팰런티어 파운드리', 클라우드 시스템 '팰런티어 아폴로' 등이 주요 서비스다. 코로나19가 창궐할 당시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코로나19 관련 치료제·약품 안전성 모니터링을 돕는 소프트웨어 개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20년 상장한 팰런티어 주가는 2021년 1월 35달러에 최고점을 찍고 현재는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팰런티어는 지난해 4분기 정부 고객에서 나온 매출이 2억9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으며 기업 매출은 2억1500만달러로 11% 늘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인공지능(AI) 역량에 대해서는 월가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마리아나 모라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원은 "민관 영역에서 팰런티어 AI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며 "팰런티어는 AI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이 챗GPT 등 AI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팰런티어가 수혜를 볼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는 '관심을 가져야 할 AI 기업들'에 팰런티어를 포함하기도 했다. 앨릭스 카프 팰런티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주주서한에서 "AI를 차용하는 기업과 산업이 늘어나면서 우리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최근 몇 달간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다만 팰런티어는 올해 실적 전망을 시장 기대치보다 다소 어둡게 제시했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이 21억8000만~22만3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22억8000만달러를 소폭 하회하는 수치다. 또 카프 CEO는 실적 발표에서 매번 2025년까지 연간 30% 이상 실적이 성장할 것이라고 선언했는데, 이 같은 문구가 사라진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