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주 美 강세인데…韓은 신저가 '위기'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입력 : 2024.03.07 17:25:39
본업 경쟁력 강화 힘입어
월마트·코스트코 신고가
자사주매입·배당확대 활발
이마트,작년 첫 적자 기록
성장성 둔화에 주가 경고등
롯데하이마트, PBR 0.18배
밸류업 수혜 못보고 소외돼








한미 주요 마트 종목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월마트·코스트코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마트·롯데하이마트는 신저가 부근에서 지지부진하다. 한국 마트 종목은 실적 성장 불확실성으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테마에 속하는데도 밸류업 정책 수혜를 얻지 못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 주가는 0.85% 하락한 7만400원에 마감했다. 약 5% 추가 하락하면 상장 후 신저가를 경신한다. 같은 날 롯데하이마트 주가도 0.2% 떨어졌다. 이마트와 롯데하이마트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8.09%, 3.8% 하락했다.

한국과 다르게 미국 증시에선 마트 관련주가 초강세다. 월마트 주가는 연중 16.36% 상승했다. 지난달 20일에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트코 주가 역시 올해 17.14%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미 마트 관련주 간에 희비가 엇갈린 것은 실적 성장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마트 종목은 유통업계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마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469억원 적자를 냈다. 최근 3년 동안 매출 성장률도 10% 이상을 유지하다 지난해 0.48%로 꺾였다.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 전망치는 2020~2021년에 못 미친다.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의 영업손실 975억원이 연결 실적으로 반영돼 전체 이마트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 크다. 다만 시장은 본업인 기존점 매출액도 2.1% 하락한 점에 주목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액 2조6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21.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시장 컨센서스(추정치)를 50% 밑돌았다. 부진한 실적은 실적 컨센서스 하향으로 이어졌다. KB증권은 이마트의 2024년과 2025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종전 대비 각각 50%, 30% 대폭 낮췄다.

이마트와 롯데하이마트 PBR은 0.18배로 장부상 가치(1배)에 크게 못 미친다. 국내 증시 상장사 중에서 손에 꼽히는 저평가다. 최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저평가 종목 주가가 상승세이지만 이마트·롯데하이마트에는 온기가 돌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국 월마트·코스트코 주가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 꾸준한 실적 성장과 더불어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매수세가 지속 유입되고 있다.

올해 월마트의 추정 영업이익은 270억달러(약 35조9000억원)로 지난해 204억달러(약 27조1000억원) 대비 32.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트코 영업이익도 2023년 83억달러(약 11조원)에서 올해 91억달러(약 12조1000억원)로 9.6%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월마트는 지난해 4분기 총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30.4% 성장했다. 주력인 북미 사업의 기존점 매출 신장률도 4%를 기록했다.

최근 월마트는 지난 10년 중 가장 큰 증가율인 배당금 9.2% 인상을 발표했다. 2023년부터 총 40억달러(약 5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코스트코는 자사주를 7억달러(약 9310억원)어치 사들였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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