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둔화라는 어려움에 처한 미국 전기차 기업에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가 더해지며 뉴욕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반면 홍콩 증시에서는 추가 가격 할인에 들어간 BYD, 저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샤오미 주식을 투자자들이 매수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4.54% 하락해 169.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4일 이후 한 달간 10% 하락했다. 올해 첫 거래일 이후 기준으로는 32% 가까이 급락한 상태다.
이날 테슬라 매도세를 자극한 것은 월가 대형 은행 웰스파고가 해당 종목 목표가를 대폭 끌어내린 점이다. 콜린 랭건 웰스파고 연구원은 "지금의 테슬라는 성장이 없는 성장기업"이라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낮추고 12개월 목표가는 기존 200달러에서 125달러로 대폭 낮췄다.
랭건 연구원은 "테슬라의 올해 판매량은 정체될 가능성이 높고 내년에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일 수 있음에도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 기업 중에서 주가가 가장 고평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외에도 중국 전기차 기업들 저가 공세와 경쟁 격화에 따른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증시 마감 후에는 신생 전기차 기업인 피스커의 파산 위기감이 퍼지면서 회사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47% 가까이 급락했다. 회사가 재무구조 악화 탓에 파산 절차를 준비 중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을 내다판 결과다.
피스커 경영진은 최근 실적 발표 자리에서 지난해 매출이 2억7300만달러이지만 부채는 10억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에는 사업 지속 여부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는 경고 메시지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 밖에 루시드와 리비안 등 신생 전기차 기업은 지난해 고금리 압박과 수요 부진을 동시에 겪은 탓에 전환사채(CB) 발행 혹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도달한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