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팍팍해요”...내 월급에서 나간 식비가 무려

양세호 기자(yang.seiho@mk.co.kr)

입력 : 2023.02.16 15:34:16 I 수정 : 2023.02.16 18:55:31
코로나19로 저소득층 생활비 부담 증가
엥겔지수 상승폭 G7보다 높아

가처분소득 감소율 고소득층比 5배
식품물가, 곡물자급률, 가계소비 영향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채소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식품물가 상승으로 한국의 엥겔지수가 주요국들보다 크게 올라 저소득층의 생활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엥겔지수 상승 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8번째로 컸다.

16일 한국경제연구원은 2021년 한국의 엥겔지수가 12.8%로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보다 1.4%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한국은 미국(0.4%포인트), 일본(0.9%포인트) 등 주요 5개국(G5) 국가들과 비교해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OECD 평균이 0.5%포인트인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한국은 OECD 8위로 한국보다 엥겔지수가 더 악화된 나라는 그리스, 폴란드, 멕시코, 튀르키예 등으로 나타났다. 엥겔지수는 가계 전체 소비 중 식료품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엥겔지수가 급등한 요인으로 높은 식품 물가상승률이 꼽힌다. 2020~2021년 연평균 식품 물가상승률은 5.2%로 G5 평균인 1.7%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식품 물가상승률은 OECD 33개국 가운데 4번째로 튀르키예(19%), 멕시코(6.9%), 헝가리(5.4%) 다음 순이었다.

한국의 곡물자급률이 낮아 공급망 충격에 대응하지 못하는 점도 엥겔지수를 높인 요인이었다. 한국은 곡물 소비량 중 국내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19.4%로 G5 국가들보다 낮아 식품물가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힘든 구조다. 또한, 2019~2021년 사이 코로나19로 평균소비성향이 줄어든 것도 엥겔지수를 높이는 원인이 됐다. 가계소비가 둔화되면 식료품 등을 제외한 다른 지출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엥겔지수 상승으로 취약계층의 부담은 그만큼 커졌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식료품비 지출 상승률은 소득 1분위(저소득층)가 소득 5분위(고소득층)의 약 1.1배로 비슷했지만, 식료품비를 제외한 가처분소득의 감소율은 약 4.8배 수준에 달했다. 저소득층 소득에서 식료품비 비중이 늘어난 까닭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생계유지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식품가격이 오를 경우 저소득층의 피해가 커진다”며 “농산물 자급능력 확충,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한 식품물가 상승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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