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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원가 관리 실패로 '첫 적자'…R&D 투자까지 더해져 당분간 수익성 저조할 듯

[톱데일리] 새로운 경영 주체, OCI의 투입으로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됐지만 지난해 부광약품이 거둔 실제 성적은 처참했다. 평소 수백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던 부광약품이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실적을 외부에 공개한 1986년 이래로 부광약품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광약품은 최근 성장 정체를 경험했다. 2017년 전년대비 8.7% 성장한 1507억원, 2018년 전년대비 28.8% 성장한 194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19년과 2020년 각각 매출액 약 1700억원을 기록하면서 일시적으로 역성장 흐름을 보였다. 2021년과 2022년 매출액은 각각 1825억원, 1909억원으로 2018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추가적인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수익성이다. 1960년대에 설립된 부광약품은 영업실적을 외부에 공개하기 시작한 1986년 이래로 2021년까지 줄곧 영업손실을 기록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연결 기준 연평균 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창출해왔다.

그랬던 수익성이 2019년부터 급격히 나빠졌다. 2018년 351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2019년 95억원으로 전년대비 73% 떨어졌다. 2020년과 2021년 역시 영업이익 규모는 각각 40억원, 56억원으로, 2019년보다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2022년에는 처음으로 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했다.

부광약품은 이에 대해 "종속회사인 콘테라 파마 A/S 신약개발(JM-010) 임상 진행에 따른 연구개발(R&D) 비용이 증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업부문별 실적을 보면, 2018년 1~9월 330억원을 기록했던 제약부문 영업이익은 2022년 1~9월 62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연구개발부문 영업적자 규모는 2018년 9월 기준 8000만원에서 2022년 9월 101억원으로 증가했다. 본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대규모 투자에 따른 지출이 발생한 것이다.



다만 손익계산서 상으로는 '매출원가' 관리 실패가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비용 항목은 거의 비슷한 수준인데, 매출원가만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부광약품의 최근 5년간 3분기 보고서를 비교해보면 지난해 9월 판매비와 관리비, 경상연구개발비 항목은 예년 수준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다만 매출원가는 2018년 9월(585억원) 대비 2022년 9월 756억원으로 5년 만에 172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에 대해 부광약품 관계자는 "2018년에는 400억원의 기술이전 매출 반영 효과로 2022년 9월 대비 매출원가가 현저히 낮은 것"이라며 "연구개발비는 자산으로 계상하지 않고 전부 판매관리비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본업이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신규 파이프라인에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견되는 만큼, 당분간 저조한 수익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결국 OCI와 창업주 일가가 공동 경영 실력 만회를 위해서는 제약사업 본업의 성장세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부광약품 현 경영진 역시 성장 정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제품 발매를 통해 제약부문의 실적 회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전문의약품 부문에서 조현병 신약 루라시돈 발매 등을 통해 성장세를 높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루라시돈 판매를 본격화 한 후 연간 수백억원의 매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이외에도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해 컨슈머 부문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을 노리겠다는 방침이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