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강진에 미국서 ‘이 종목’ 우수수…서학개미 “오늘밤도 잠 못들겠네”

김인오 기자(mery@mk.co.kr), 안갑성 기자(ksahn@mk.co.kr),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입력 : 2024.04.05 18:11:12 I 수정 : 2024.04.05 19:53:18
‘반도체 강국’ 대만 강진에
TSMC 공급망 타격 우려
다우 1년만에 최대폭 하락
국내외 반도체 대장주 급락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사진 = 연합뉴스]
금리 인하 가능성 후퇴에 따른 미증시 하락과 ‘반도체 강국’ 대만을 덮친 강진 탓에 엔비디아를 비롯한 한·미·일 반도체 기업들 주가가 덩달아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최근 이들 기업의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뒤늦게 국내외 주요 반도체주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주요 인사가 연내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4일(현지시간)미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30.16포인트(1.35%) 내린 3만8596.98에 마감했다. 작년 3월 22일 이후 1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같은 날 S&P 500 지수는 1.23% 내린 5147.21, 나스닥종합지수는 1.4% 하락한 1만6049.08에 거래를 마치며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1% 넘게 급락했다.

특히 이날 인공지능(AI) 열풍과 함께 상승세를 타던 엔비디아(-3.44%), AMD(-8.26%), 퀄컴(-2.39%), 브로드컴(-3.35%), 마이크론(-3.06%) 등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추락했다. 반도체 기업 주가를 지수화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전날 대비 3.01% 급락한 4756.07포인트를 기록했다.

AI용 반도체 간판기업인 엔비디아와 AMD는 최근 5거래일 기준으로는 각각 4.5%, 7.6% 떨어졌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5일 국내 증시도 약세로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는 전일 대비 27.79포인트(-1.01%) 내린 2714.21로 집계됐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0.61p(-1.20%) 내린 872.29에 마쳤다. 기관과 외국인 동반 매도세에 장중 한때 코스피 지수는 2705선까지 낮아지기도 했다.

특히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 주가도 전날보다 2.77% 떨어진 1주당 18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닉스는 최근 한주새 등락을 반복하며 주가가 2% 가량 하락했다.

이날 대만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일본증시에서는 세계 4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을 비롯해 또 다른 장비업체 아드반테스트 주가가 전날보다 각각 5.60%, 4.85% 떨어졌다. 최근 5거래일 기준으로는 순서대로 각각 6.5%, 11.9% 하락했다. 한국 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두 기업은 순서대로 올해 들어 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 매수한 일본 주식 3위와 4위에 올라있다.

최근 주요 반도체들의 주가흐름이 주춤하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에 나선 국내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대만 지진 여파에 따른 TSMC 생산 차질과 금리 인하 가능성 후퇴 등의 불확실성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관련주들에 대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루프 벤처스의 진 먼스터 연구원은 “TSMC 생산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AI 관련 기업 주가를 멈추게 할 핵심 변수”라면서 “구체적인 여파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추격 매수에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대만 지진 여파로 디램 반도체 잠정 가격 발표를 연기하는 등 파장이 적지 않은 모습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대만 공장이 지진 여파를 받은 가운데 고객사들이 올해 2분기 디램 공급 부족을 우려해 디램 주문을 늘리면 가격이 오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 4일 저녁 TSMC 는 성명을 통해 “지진으로 인해 일부 반도체 팹(공장)의 일부 설비가 훼손됐으며 10시간 이내에 공장 설비의 70% 이상을 복구했다”면서도 “일부 생산 라인은 가동 재개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TSMC는 자동차와 스마트용 반도체 칩 뿐 아니라 AI용 반도체로는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생산 차질이 제조업 뿐 아니라 AI 를 비롯한 정보통신(IT)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첨단 반도체와 관련해 회사 경영진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비롯한 중요 설비들은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이 TSMC로 대표되는 대만 일대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새삼 리스크로 부각되는 모양새다. 4일 엔비디아 측은 반도체 수급과 관련해 “대만 지진으로 인한 큰 혼란은 없으며 추후에는 대만 내 TSMC 공장을 넘어 미국 애리조나 TSMC 공장에서 반도체를 조달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모리스 창 TSMC 창업자는 “반도체를 대만이 아닌 미국 애리조나에서 만드는 경우 비용이 최소 50% 는 더 들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7.05 21:35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