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랜우드PE, PI첨단소재 '분쟁 리스크' 단절한다

입력 : 2023.02.20 08:00:08
제목 : 글랜우드PE, PI첨단소재 '분쟁 리스크' 단절한다
베어링PEA와 주식매매계약 해제…PI첨단소재 올해 '상저하고' 실적 전망

[톱데일리]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이하 글랜우드PE)가 베어링PEA와 지난해 체결한 PI첨단소재 주식매매계약(SPA)를 해제한다. 앞서 베어링PEA는 PI첨단소재를 인수할 수 없다며 글랜우드PE에 계약 해제를 통지했지만, 그간 글랜우드PE는 이를 받아들일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계약 해제 불가에서 계약 해제로 글랜우드PE의 입장이 변화된 것이다. 글랜우드 PE가 계약해제로 선회한 배경은 베어링PEA와 분쟁 관련 리스크가 PI첨단소재로 옮겨붙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글랜우드PE 산하 특수목적법인(SPC)이자 PI첨단소재 최대주주인 코리아피아이홀딩스는 베어링PEA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지해 주식매매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했다.

PI첨단소재 주식매매계약은 지난해 6월 체결됐다. 코리아피아이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PI첨단소재 지분 54.07%를 1조275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이었다. 당초 거래는 같은 해 9월 말 종결될 예정이었지만 협상 기한이 연말까지 한 차례 연장됐다. PI첨단소재는 주로 국내와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거래시한까지 중국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나지 않으면서 계약 이행이 지체된 것이다.

거래종결일 한 달여를 앞두고 베어링PEA는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PI첨단소재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글랜우드PE에 통보했다. 글랜우드PE는 베어링PEA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계약 이행을 촉구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중국 경쟁당국이 PI첨단소재의 기업결합 승인을 완료하면서 거래종결을 위한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됐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글랜우드PE는 베어링PEA에 거래종결의무의 이행을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베어링PEA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각에선 베어링PEA의 계약 해제 통보를 촉발한 배경으로 금리 상승과 PI첨단소재 주가 하락을 꼽았다. 최초 주식매매계약 체결 당시인 지난해 6월, PI첨단소재 주간는 4만원 후반에서 5만원 초반대에 위치했다. 계약 체결 직후 PI첨단소재 주가는 빠르게 하락해 한 달 후엔 3만원대로 급락했다. 급격한 금리 상승이 PI첨단소재 주가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금리가 상승하면 투자회사의 조달비용 부담도 늘어난다. 베어링PEA의 당초 예상보다 PI첨단소재 투자에서 이득을 보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글랜우드PE의 거듭된 계약 이행 촉구에도 이달까지 베어링PEA는 PI첨단소재 매수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양사 간 분쟁이 장기화되며 PI첨단소재는 실적에도 적지 않은 손실을 보게된 것으로 파악된다. 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된 이후인 지난해 3분기 PI첨단소재 재고자산은 전 분기 대비 338억원 늘어난 752억원에 달했다. 꾸준히 4회 이상을 유지하던 재고자산 회전율은 3.6회로 둔화됐고, 이는 매출 감소세로 이어졌다. 제때 재고를 매출로 전환하지 못하면서 실적이 저하된 양상이다.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우선협상자 지위를 확보한 베어링PEA가 PI첨단소재 경영에 관여하며 재고처분 계획에 제동을 건 것이 재고자산 증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글랜우드PE는 일단 계약을 해제한 뒤 장외에서 베어링PEA와 연장전을 펼치는 길을 택했다. 계약의 유효성을 더 주장한다면, 분쟁 관련 리스크에서 PI첨단소재가 자유로워지기 어려운 까닭이다. 글랜우드PE가 또 다른 PI첨단소재 매수희망자를 찾기 위해서라도 계약 해제는 선행돼야 한다. 글랜우드PE는 계약서에 따라 베어링PEA가 위약벌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1분기 PI첨단소재는 재고자산 진부화에 따른 손실 인식과 가동률 조정 등 요인으로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되는 '상저하고'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PI첨단소재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고 정상화를 위해 추가적인 가동률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매출 감소와 부진한 수익성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다만 원재료 가격의 안정화와 함께 2분기부터 주요 고객사의 재고 소진으로 인한 신규 주문 회복이 예상됨에 따라 수익성은 점진적으로 개선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증권도 마찬가지로 올해 2분기부터 PI첨단소재 실적이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PI첨단소재 실적은 극심한 상저하고의 흐름을 예상한다"며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 폭스콘 공장 정상화, 중국 스마트폰 세트사들의 신제품 출시 등 다수의 재고 소진 기대 요인 존재한다. 재고 소진이 현실화 된다면 2분기부터 점진적인 수요 회복을 거쳐 3분기부터는 재고재구축(Re-Stocking) 수요 발생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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