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큰 손 될까”…옛 우리투자증권 컴백 두고 증권가 반응보니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입력 : 2024.05.08 15:23:26
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법인 3분기 내 출범
10년 이내 탑10 진입 목표 두고 의문점


우리금융그룹. [사진 출처 = 우리금융]


우리금융이 증권업계로 다시 돌아온다. (구)우리투자증권 매각 이후 10년 만에 증권업에 진출하는 만큼 업계의 눈길이 모이고 있지만 초기 장악력에 대해서는 갸우뚱하는 모양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하고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의했다. 이후 금융위원회의 합병 인가 등의 절차를 거쳐 3분기 내에 합병증권사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의 증권업계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6월 (구)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하기 전까지 증권업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왔다. 당시 (구)우리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기준으로 업계 2위였다.

우리금융은 이번 증권업 진출을 두고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강점을 조합해 기존에 추구해 오던 기업금융(IB)과 리테일 영업의 두 날개 전략을 펼쳐갈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종합금융이 지난 4월 말 본사를 여의도로 옮긴 점도 증권업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병을 통해 양사 통합법인은 자기자본 기준 18위권의 중형 증권사로 안착한다. 기존 (구)우리투자증권의 순위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자체성장과 함께 증권사 추가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해 10년 이내에 업계 톱10 초대형 IB로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보는 업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먼저 우리금융과의 시너지를 통해 탑티어 증권사로의 도약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증권업계에서 순위를 장악해 갈 수 있는 실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국포스증권. [사진 출처 = 한국포스증권]


다만 이 같은 성장세를 당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포스증권의 체급이 너무 작은 점이 업계에서 공통으로 꼽는 우려 사항이다. 한국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 판매를 주로 해오던 소형증권사이기 때문이다.

한국포스증권의 자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은 펀드 거래만 가능하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우리금융은 주식과 채권 거래를 하기 위해 한국포스증권의 펀드슈퍼마켓 앱을 기반으로 주식 브로커리지를 위한 MTS를 개발해 그룹내 투자정보 플랫폼‘원더링’이 탑재된 증권 통합앱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추가적인 시간과 자본 소요가 필요해 빠른 구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증권시장이 예전처럼 활황기를 맞지 않고 있는 점도 우리금융의 증권업 진출을 두고 반응이 좋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과거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의 진출 시기가 코로나19로 동학개미 열풍이 불던 때인 점을 감안하면 이미 증권업계가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마땅히 신규 고객을 유치할 만한 메리트가 없다는 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와는 다르게 증권업 내의 사업 영역이 다양화되어 있는 만큼 하나하나 해당 사업 영역을 단숨에 공략해 가는 건 단기간에 이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10위 권 내에 들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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